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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병의 경과와 예후

이형영 | 2014.02.07 16:23 | 조회 9577

 

 

정신분열병의 경과와 예후

 

    신체적 질환이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환자와 보호자들 그리고 치료하는 의료진들도 그 병이 좋아 질 것인가, 혹은 앞으로 어떤 경과를 취할 것인가에 대하여 알고 싶어한다. 임상 현장에서 보면 정신분열병환자의 가족 중에는 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이해 부족으로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정신분열병은 여러 단계를 걸쳐 진행된다. 급성단계로 진행되기 전에 때때로 수년간 지속되는 전구단계로 시작을 한다. 이 단계에서는 점차적인 사회적 고립, 특이한 행동, 개인위생과 복장을 소홀히 함. 기이한 사고 등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전구기는 환각과 망상과 같은 정신병적 증상이 두드러지는 급성기로 이어지게 된다. 이 단계에서 환자는 금방 눈에 띠게 되며 친구와 친척들을 놀라게 하고 결국 병원치료를 받게 될 수 있다. 그 다음 잔류기는 정서적 둔마와 역할 장애가 보다 악화 될 수 있기는 하나 전구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시기이다. 정신병적 증상은 잔류기간에도 지속 될 수 있으나 그 강도가 약하여 환자에게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 수준이다. 잔류기에서 다시 급성기로 재발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악화의 빈도와 시기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환자와 가족들은 심한 정신병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환자 자신의 사고, 느낌, 행동에서의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다. 정신분열병의 증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뀌는 경향이 있다. 정신분열병 초기에는 양성적 증상이 보이나, 질병이 경과함에 따라 보다 음성적이며 손상적인 증상을 보이게 된다.

    정신분열병 예후에 대한 연구들은 정확히 비교하기가 어려우나, 6개의 예후 관련 연구를 종합 검토해 볼 때, 환자의 13%가 좋은 예후를, 42%가 중간정도의 예후, 45%가 매우 나쁜 예후를 보였다.

    여기서 좋은 예후는 추후 관리기간 중 계속적인 재입원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고, 나쁜 예후는 추후 관리기간 중 계속적인 재입원과 중등도의 극심한 지적, 사회적 장애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정신분열병 예후에 대한 미국의 한 추적 조사연구에서는 1930년대와 1940년대 입원한 정신분열병 환자 중 1970년대에는 이들 중 20%가 정신과적으로 양호한 상태였으며, 반면 67%는 독신이었고, 33%가 경제적 능력이 있었으나, 58%는 직장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과거에는 정신분열병의 예후를, 발병한지 1년 내 입원한 환자들의 예후를 크게 나누어 1/3은 회복 되어 사회생활에 복귀하며, 1/3은 성격상의 장애를 가지고 사회에 겨우 적응하다가 재발하여 재입원하기 쉽고, 1/3은 무기한의 입원 생활이 필요하게 되는 환자들로 보았다.

일반적으로 여러 연구를 토대로 볼 때 정신분열병은 환자 생활 전반을 황폐화 시키는 질병이라 할 수 있다. 다행이도 정신분열병 환자 4-5명중 1명은 이 장애의 보증서라 할 수 있는 극심한 황폐화를 벗어 날수 있었다는 것이다.

   환자에게서 그들의 예후를 예측 하기는 어려우나 많은 예측요인이 보고되어 진바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지난 100년간에 걸쳐 정신분열병환자의 예후가 점차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마도 질병 자체의 변화 또는 항정신병 약물, 기타 치료 전략의 개발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또 다른 가능성은 좋은 예후에 대한 우리의 정의나 기준이 많이 완화되었기 때문 일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좋은 예후를 보이는 환자란 완전히 회복 된 상태가 아니라, 경미한 증상으로 치료기관이나 요양소에서 생활하는 환자까지도 포함 하고 있다.

   휭 문화 연구에서는 저개발 국가의 정신분열병환자가 보다 발전된 나라의 정신분열병 환자 보다는 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아직 밝혀 지지 않았다. 이는 아마도 저개발된 사회가 이러한 환자들을 보다 더 잘 받아들이며, 외부적 요구나 자극이 보다 적으며 이들이 가족원에 의해 직접 보살핌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 하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여성은 약물 치료에 대한 순응이나, 장기적인 질병 과정에서 남성보다 수용적인 자세와 보다 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한다.

   정신분열증의 유형별 예후를 보면, 오래전부터 와해형은 예후가 제일 나쁘고, 망상형은 중간쯤이고, 급성 긴장형이 제일 좋지만, 만성 긴장형은 궁극에는 황폐화 된다. 그러나 근래에 진보된 치료 방법으로 어떤 전통적인 예후에 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BleulerLangfeld, 그 밖의 여러 사람들의 예후에 대한 척도를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좋은 예후 인자는 갑작스러운 발병, 발병 유발 요인이 분명 할 때, 병전 원만한 성격, 병전에 학교와 직장 그리고 사회생활에서 잘 적응, 좋은 건강과 외모, 높은 지능, 우울증 등이고, 나쁜 예후인자는 위의 여러 사실과 반대 되는 요인이며, 그 외에 영향 망상, 비현실감, 심한 연상 장애, 같은 병의 가족력 등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위에 말한 여러가지 일반론이 개개인 환자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는 생각이다. Bleuler는 말하기를 어떤 환자는 같은 치료를 해도 황폐화되고, 또 어떤 환자는 아주 심각하게 보이는 데도, 호전 되지만, 정신분열병 환자가 사회인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치료여하에 달린다고하였다. 각 환자를 치료 할 때 각자의 특유한 원인을 이해하려 애쓰고, 어떤 요소들이 조절이 가능한가를 발견 하려고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가족과 이웃들, 그리고 의료진의 지속적인 애정담긴 관심과 돌봄이 좋은 예후의 필수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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