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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 정신장애가 많은가

이형영 | 2008.03.14 17:35 | 조회 5332

노년기에 정신장애가 많은가?

 

인간은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생물학적 발달 단계를 거친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삶의 주기(life cycle)를 따라 산다. 각 단계마다 각 개인에 주어진 독특한 환경과 심리적 적응과정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인격변화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삶의 각 시기 마다 독특한 심리적 특성들을 보인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삶의 주기는 한 사람의 정신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인간 특유의 삶의 주기를 가장 보편적으로 구분하면 태아기, 영아기, 걸음마기, 초기아동기, 학령기, 사춘기, 청년기, 중년기, 노년기로 나눈다. 이중에서 청년기, 갱년기, 노년기를 정신 질환의 발생과 연관하여 정신의학적으로 중요하게 여긴다.

일반적으로 노년은 60세에서 65세 사이에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가끔 80대 사람이 청년의 몸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를 보면, 사람들은 신체나 정신이 서로 다르게 나이를 먹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7 고령자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481만 명으로 인구 비율 9.9%로 인구 10명중 1명이 노인이다.

지난 2000년에는 전체 인구의 7.2%로 고령화 사회에 들어갔고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로 초고 령 사회에 도달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일부 농촌지역에서는 노인 인구가 20%에 도달한 지역도 있다.

의학과 공중보건의 발달은 많은 사람을 오래 살게 하여 주었지만, 새로운 문제와 도전인 노인에 적응하는 문제를 생기게 하였다.

B. C 2500년 이집트 철학자 “타 호텝” 은“나이가 많다는 것은 사람을 괴롭힐 수 있는 최악의 불행” 이라고 했다. 섹스피어는 “황혼기를” 두 번째의 천진성과 단순한 망각, 이도 눈도 혀도 아무것도 없는 때“를 예고했다.

최근의 현대적 견해도 이보다 더 낫지 않다. 여러 조사에 의하면 늙은 사람은 종종 완고하고, 구식이고, 젊은이에 대해 화를 잘 내고, 성에 흥미가 없고, 건강은 쇠약해져가는 지치고 추한 “시대에 뒤 떨어진 사람들”로 여겨진다. 노인들을 포함한 우리 주변 사람들 에서도 “ 늙은 것은 추하다”는 부정적 견해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노년기에는 신체적 쇄약과 운동 및 감각기능의 감퇴로 인한 여러 제약 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면에서 중요한 변화들이 발생한다.

노년기에 부닥치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한마디로 “잃어버림”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까지 하여온 직업을 상실하고 은퇴하고, 가까이 지나던 친구들과 해어지고, 경제력을 잃고, 신체기능의 약화와 상실, 배우자의 사망, 활력의 상실, 자녀들이 결혼과 직장 따라 떨어져서 살고, 리비도의 상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불안, 미래에 대한 비관적 전망으로 절망과 낙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실패한 것 같고, 과거에 대한 후회와 허무감, 젊음의 상실, 활력의 상실, 사회적 관심과 지지의 상실, 등의 온갖 상실의 문제가 노인들에게 외로움과 소외감, 우울, 절망, 불안, 무료함 등의 감정 상태를 일으키고, 이로서 많은 정신 질환이 발생 한다. 노인에게 발생하는 정신과적 장애는 환자와 가족뿐 아니라 공공보건의 측면에서도 주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노인에서 생기는 정신장애 중에서 치매와 우울증은 가장 흔한 정신과적 장애로 특별한 관심이 요구 된다. 치매와 인지장애는 노년기에 주로 많다. 치매는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노인들의 4대 주요 사인으로 꼽히는 중요한 장애이다. 이는 나이가 들어 갈수록 더 많이 생긴다.

연령별, 치매의 유병 율은 만 65세 이상은 전체 노인의 약 5-7%이고, 65세부터 5세의 증가할 때 마다 두 배로 증가 한다는 주장도 있다. 80세 이상은 대략 노인의 30-40%로 추정한다.

치매의 원인 질환은 70-80여 가지로 알려져 있지만, 그중에서 알츠하이머 치매가 전체 치매의 50%정도 이고, 이는 남자보다 여자에 많다. 다음은 혈관성치매 20%로 남자에 흔하다. 다음으로는 두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혼제형 치매가 15%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용시설의 노인들에서 치매와 인지 장애의 유병 율이 특히 높다.

우울 장애는 노년기에 호발 한다. 중년기나 장년기에 발병한 우울장애가 노년기까지 지속되어 온 경우도 많다. 유병 율은 1-8%로 다양하다.

망상장애는 노년기에서도 지속적으로 발병하는 장애이며, 노인기에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분류상의 문제로 정확한 유병 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양극성 장애(조울병)와 정신분열 병은 노인에서 드물다. 불안증상은 노인에서 흔하고 이는 신체적 질환과 관련이 많다. 불안증에서 공포증이 5%로 가장 많다.

노인의 자살은 어떤 연령군보다 많다. 사회복지제도가 완비된 서구선진국에서도 노인 자살 율이 높다. 이유는 노인의 심리적 취약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 생각된다.

미국인구의 1/5는 노인공포증(gerontophobia)―나이를 먹어 가는 데 대한 두려움-에 시달린다고 추정한다. 이 수치는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거의 비슷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노년을 생각하면, 움츠려 들어지고, 나이 드는 것을 잊고 싶고, 노인을 피하려는 모습이 많다.

  

 노년기를 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려면 준비를 잘하여야 한다. 노인이 되기 위한 준비는 젊었을 때의 태도, 생활방식, 행동, 영적 성숙 건강 등에서 시작하여야 한다.

플라톤은“ 온화하고 유쾌한 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나이의 압박감을 거의 느끼지 않을 것이다‘고 하였다. 노년기의 정신 건강은 단기적인 방법보다는 좀 더 이른 나이부터 차근차근 준비되어야 한다.

또한 노인의 정신 건강의 제도적 측면도 갖추어야할 뿐 아니라 우리 가족, 이웃들도 노년기 심리와 정신 장애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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