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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의 슬럼프를 이겨내자

이형영 | 2008.07.16 17:37 | 조회 5590

여름철의 슬럼프를 이겨내자.

 

요즈음 장마철이라고 하지만, 마른장마에다가,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와서, 연일 한낮에는 30도를 훨씬 넘는 폭염과 밤에는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들이 계속되는, 정말 괴로운 날씨이다.

사람들 중에는 더위를 잘 견디는 사람도 있고, 또 더위를 잘 타는 사람이 있지만, 사람은 누구나 기온이 올라가고,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열대야 현상으로 잠을 설치며, 더위에 시달리다보면 짜증이 나기 마련이다.

또한 무더운 여름철에는 숨겨져 있던 정신적 증상이 폭발하기 쉽다. 보통 마음속의 해결되지 못한 갈등은 여러 가지 정신장애의 근원이 되고, 여러 가지 형태의 정신 증상으로 나타난다. 여름철에는 폭력과 폭행 그리고 자살 등 범죄율이 높아지고, 질병의 발생도 많아진다. 무더위는 자아의 힘을 약화시킨다.

사람들이 무더위에 시달리다보면, 주의집중력과 기억력이 감퇴되고, 멍청해지고, 만사가 귀찮아 지고, 온몸이 나른해져서 손발을 꼼짝하기 싫고, 시원 한곳에서 누워 있고만 싶어진다. 이런 증상은 대학입시나 취직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나, 일 때문에 쫓기듯이 생활하는 사람에서 더욱 심하다.

여름철이 되면, 수험생들이나 직장인 그리고 가정주부들 중에 슬럼프에 빠져, 공부도 안 되고, 업무수행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며, 손쉬운 집안일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그들 중 대부분은 질병으로 인한 현상 보다는 무더위와 매일 되풀이되는 단조로운 생활에서 일시적으로 생긴 탈진과 권태감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슬럼프(slump)란 말은 푹 떨어짐, 폭락, 뚝 떨어짐, 의기소침상태 혹은 침체상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슬럼프란 생활에서 숨겨진 덫과 같아서 누구나 쉽게 걸려 들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수험생이나 정신적으로 긴장된 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겪는 홍역과 같은 것이다.

슬럼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생긴다. 그 중에는 단조로운 생활로 인해 권태현상처럼 생기기도 하고, 무더위에 지쳐서 발생하기도하고, 자신의 내부 혹은 외부에서 계속 밀어닥친 변화의 충격이나, 스트레스로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수험생들과 학부모에서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입시에 대한 예기 불안을 이기지 못해서 생기기도 한다.

원인을 대충 간추리면, 슬럼프는 지난 일에 대한 후회와 미련 그리고 현실적 불만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데서, 흔히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자극이 너무 없어 단조롭거나, 반대로 너무 과도한 자극으로 압도되었을 때에 슬럼프에 빠지는 일이 많다.

슬럼프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탈 진형, 절 망형, 권태 형, 불안 초조 형, 공허 형으로 나눌 수 있다.

견디기 힘든 여름철 무더위로 생기는 슬럼프는 탈 진형이 많다. 이는 삶에 지친 사람처럼 기운도 없고 식욕도 없고, 의욕도 없고, 재미도 없고, 멍청해진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자신의 체력이나 실력을 무시한 채 몰아치기로 공부하는 수험생들, 쉬지 않고 일에 빠져있어도 일의 끝이 보이지 않는 직장인들, 그리고 쉴 틈도 없이 가족들의 뒷바라지에 힘쓰는 가정주부들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4당 5락”의 인식 하에 잠을 줄여 공부하는 수험생에서 잘 나타난다.

무더위 같은 과중한 신체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면, 정신력이 약화되고, 저항력이 약해져 정신건강이 나빠진다. 만약 2주일이상 지속된 슬럼프에 빠져있다면 우울증이나 강박 장애 같은 정신질환 일수도 있으니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면 무더운 여름철에 슬럼프를 이기는 방법은 무엇인가? 무더위에 짜증을 부리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는 긍정적적인 사고와 낙관적 사고를 갖도록 노력한다. 불안한 사람들이 자주 짜증을 부린다. 세상에는 똑같은 일에 대해서도 희망과 낙관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도 있고, 혹은 절망과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가능하면, 모든 일에 여유 있게 긍정적 사고를 갖도록 힘써야한다.

어떤 심리학자는 “인간에게 낙관적 사고를 갖도록 할 수 있다면, 모든 정신병은 예방될 수 있다”고 말 하였다. 이 말은 우리에게 귀한 교훈이 된다.

둘째는 유머를 자주 사용하기를 바란다. 유머는 사람에게 긴장을 풀어주고, 즐거움을 제공한다.

셋째는 몸과 환경을 깨끗이 하여야 한다.

넷째는 무더운 날씨에 순응하는 자세를 갖도록 권장한다. 우리의 여름은 눈이 없고, 얼음이 얼지 않는다. 여름은 무더운 것이 매력이고 특성이다. 여름에는 더워야한다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덥다고 짜증만 내면 그 만큼 더 더워진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면 곧 상쾌한 가을이 뒤 따라 올 것이다.

다섯째는 여름의 탈진 슬럼프를 자신과 가족이 잘못 판단하여, 더 슬럼프의 구덩이로 몰아넣지 않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주변에서 말을 시키고 정신적 압력을 가하기보다는 몇 일간 모든 것을 잊고 푹 쉬게 하고, 좋은 과일이나 음식을 주어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는 치열한 전투에 지쳐있는 군인을 후송하여 쉬게 한 후에 전투에 참가하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또한 목전에 있는 것 중에서 아주 쉬운 일부터 우선 처리하여, 심적 부담을 줄이고 자신감이 생기게 하여, 저절로 해소될 수 있도록 하여야한다.

마지막은 일단 탈진상태에서 빠져 나온 후에 왜 탈진되었는지? 동기를 파악해서 해소 시켜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의 탈진형 슬럼프를 부정적으로 생각하여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슬럼프를 위협의 경고로 받아들여 자체점검과 정비 그리고 재충전하는 기회로 활용하여 도약하고 재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름철에 더 균형 잡힌 생활을 하므로, 찌는 듯한 무더위와 이에 따른 슬럼프를 슬기롭게 이겨내기를 바란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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