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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노인이 많다

이형영 | 2008.11.14 17:39 | 조회 8063



가난한 노인이 많다.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2008년 통계에서 전체 인구의 10.3%로, 인구 10명중 1명이 노인이다. 또한 빠른 속도로 고령화 되고 있다. 통계청의 인구 조사에 의하면 노인인구가 7%인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에서 노인인구가 14%인 고령사회(aged society )가 되는 데 18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 115년, 미국 72년, 일본 24년보다 훨씬 빠른 속도이다.

그렇다면 초고속으로 고령화 되는 한국 사회의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행복할까? 가까운 시간 내에 고령사회를 맞는 노인들의 삶의 질은 어떻게 되는가? 많은 전문가들이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는 의견이다.

나이를 먹는 것은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를 낳는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돈벌이에서 떠난다. 그래서 낮은 수입, 축소된 생활,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없고, 의료비 지출이 많아지고,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고, 친구들과 긴밀한 교제를 위한 여행비 지불이 어려워진다. 또한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하는 것으로 자존심도 낮아진다.

90세인 “김”할머니의 이야기 이다. 할머니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 집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돌보아 주는 며느리에게 “내 돈 훔쳐 갔다” “내 돈이 없어 졌으니, 네가 돈을 내 놓아라” “우리 집에 도둑이 들었다” 고 자주 말하는 증상이 있었다.

또 한 예가 있다. 비교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85세의 “이“씨는 매일 자기 집 주변 상가를 돌면서 구걸을 하고, 바지 주머니에는 길거리에서 주운 휴지와 철사, 못 등을 가득 담아, 집에 돌아와 그것들을 방에 쌓아 논다. 이유를 물으면 ”집이 망해서 돈을 벌려고 ”라고 말 한다. '이"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구걸 행위를 제지 하지는 못하고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아버지가 들리는 점포 주인에게 미리 돈을 맡겨놓았다.

이 두 노인의 예는 좀 극단적인 사례 이지만 많은 수의 노인들은 실제로 가난하든지, 심리적으로 가난 하다.

현 세대의 대부분의 우리나라 노인들은 젊고 활동하던 시절을 자녀들만을 위해 살았으며, 자녀들에게 과다한 투자로, 자신의 노후 준비를 소홀히 하였다. 그 결과, 많은 노인들은 생계비에도 크게 못 미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 11월 8일 통계청과 OECD에 보고를 보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상대적 빈곤dbf(2006년 기준)은 45%이었다. 상대적 빈곤이란 전체 가구의 중위소득의 50%미만에 속한 가구를 뜻 한다.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제일 높았고, OECD국가의 평균 빈곤 율 13%(2005년 기준)의 3.5배이었다.

어떤 조사에서는 노인 79.5%가 생활비 마련에 어렵다고 하였고, 노인의 과반수 이상이 80만원 이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하였다.

국세청 조사를 보면 노인의 32%가 금융자산이 한 푼도 없고, 또한 소득이 없으며, 노인 50%가 월 10-20만원을 못 내서 요양제도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보고한다.

2006년의 통계청 조사를 보면, 65세 이상노인의 44.6%가 가장 어려운 점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꼽고 있다.

또 노인 자살 율이 1995년 노인인구 10만 명 당 19.2명에서 2005년 53.5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그 원인의 하나가 경제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보건사회 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노인의 3고(苦)가 있는 데, 첫째는 소득과 관계되는 고통이고, 둘째는 건강과 고독 그리고 소외와 관련 있는 고통이고, 셋째는 역할의 상실로 인한 고통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노후의 소득 즉 경제적 문제라고 하였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우리나라의 많은 노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즈음 노인들이 흔히 하시는 말씀이며, 또한 메스 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돈 없이 늙는 것은 재앙이다” “한국에서는 장기적으로는 고령화가 걸림돌이 될 것이다.” "늙어 버린 사회는 희망이 없다" "죽기까지 재산을 자식에게 넘겨주지 마라”등 노인의 경제 상태와 관련된 부정적이고 불신의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또 한, 노인들은 심리적 가난 속에 산다. 현대의 모든 가치는 돈과 생산성에 두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모든 것이 돈으로 산정된다. 노인이 되면 몸도 마음도 약하여진다. 이러한 약화를 “돈” 으로 환산하여 마치 “돈이 없어진 것” 같은 심리적 가난으로 표현 한다. 특히 치매 노인에서 보는 “빈곤 망상”과 노인에서 흔한 우울증에서 자기를 무가치 하고, 빈곤한 사람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심리적 가난”에 해당된다.

그러면 과연 고령사회는 가난 한 자로 가득 찬 사회가 되어 희망도 없고, 활력도 없는 사회가 되며, 살맛이 없는 사회가 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잘 적응하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면 이에 대한 대책과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는 초고령화 된 선진국에서 바람직한 고령화 사회를 배울 수 있다.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다. 이로써 노인들을 가족이라는 사적부양제도에 더 이상 맡길 수 없고, 나라가 노인의 요구에 기초한 복지 정책을 통하여 해결 하여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사회적 노인 복지기구의 확충과 공공복지의 확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이는 최저 생활의 보장, 기회균등의 제공이 일차적으로 노인들에서 구현되어 노후생활이 안정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젊었을 때부터 다가올 노년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인 노후대책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다가올 노년기의 특성인 은퇴, 노쇠 그리고 기능의 약화 와 죽음을 받아 드리는 넉넉한 마음도 준비해야한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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