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조증 과 극심한 섬망성 조증이란?

급성 조증 과 극심한 섬망성 조증이란?

 

조증은 증세의 심한 정도에 따라 경 조증과 급성 조증 그리고 섬망성 조증으로 나눈다.

이 3가지의 상태를 전문가들은 구분 할 수 있지만, 단계 간에 유동성이 높아 명확히 분류지 못 할 때도 많다.

급성 조증은 경조 증 보다 더 증상이 심하고, 섬망 성 조증은 조증에서 극심한 상태이다.

급성 조증(acute mania)은 경조기를 거치지 않고, 갑자기 급성으로 흥분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며칠간 잠을 못자고 불안해 하다가 흥분되는 수도 많다. 즉 경조기의 다음 단계로 악화된 상태 일 수 있다.

이는 지(智), 정(情), 의(意)의 흥분된 병적 항진상태가 더욱 뚜렷이 보이며, 의식도 희미해지고, 지남력도 혼탁해하며, 대단히 충동적이고 격정적이 된다. 환자는 이렇게 기분 좋기는 처음이라고 하고, 아주 거만하고 아무나 보고 명령하며, 말과 행동의 장애가 심하여 입원이 불가피 해진다.

기분은 지나치게 좋아서, 노래를 부르고, 휘파람을 불고, 춤추고, 시끄럽게 떠들며, 그런대로 감염적인 성질을 갖고 있어, 옆에서 보는 사람으로 공감을 느끼게 한다. 자기 비위에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공격적이고 파괴적으로 나온다,

환자의 사고 흐름이 대단히 빨라서 전형적인 생각의 비약을 보인다. 말에 힘을 주며, 유식한 문자를 쓰려고 애쓰고, 연극의 대사를 읽는 것 같고 또한 웅변조의 말을 한다. 주위에서 오는 자극에 따르거나 또는 마음속에 어떤 변화에 따라 그 방향이 계속해서 자꾸 바꾸며, 즉 주의가 산만하며, 애초에 세웠던 생각의 목표는 곧 사라지고 만다. 동음(同音) 연상 하든가, 동음어(同音語)를 연결하는 음향연상을 하며, 뜻보다 발음에 따르는 연상을 한다. 환자가 하는 말이 언뜻 듣기에는 아주 광범위한 것처럼 또는 두서가 없는 것 같이 들리지만, 자세히 검토해보면 사실은 좁은 범위 내에서 왔다 갔다 하며, 또 사적인 어떤 동기가 작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무의식적인 동기를 엿볼 수 있게 된다.

환자의 행동은 걷잡을 수 없이 난폭해지기도 한다. 손발을 다치고 상처가 생겨도 치료받기를 거부한다. 사람들에게 폭력을 쓰고, 기물을 파괴하고, 물건을 내 던지고, 배설물로 벽과 바닥에 칠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원상태로 돌아와 사과하며, 좋은 기분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 환자를 상세히 검사하기는 힘들지만 그들의 의식이나 기억력, 지남력 자체에는 장애가 없다. 이들이 사람을 못 알아보고, 초면의 사람을 구면처럼 대하는 것 등은 흥분상태에서 주의에 집중을 못하기 때문이며, 그 상태의 감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주의가 산만하여,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을 일일이 언급한다. 또 환각이나 착각이 있을 수 있지만, 일과성인 것들이다. 망상도 대개 과대망상이 아니면 소원 풀이 같은 내용 것들로서 환자의 흥분된 기분과 일치 하는 것들이다. 감정의 병적흥분과 주의집중의 장애도 있고, 병식은 없다.

섬망성 조증(Delirious mania)은 조증 중에서 가장 극심한 경우이다. 경조증이나 급성 조증을 거쳐서 섬망으로 되든가, 그렇지 않으면 처음부터 갑자기 섬망처럼 되기도 한다. 환자는 지남력을 잃어 누가누군가,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못하며, 날짜도 모른다. 이야기 하는 것은 두서가 없고, 행동은 난폭하며, 강제로 속박하고, 강력한 안정제를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자지 않고, 먹지 않으며, 수면제를 다량 쓰고, 영양 공급을 tube feeding을 강제로 해야 한다.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날뛰고 다니므로 약으로 진정 시키지 않으면 곧 탈수상태에 빠지고 기진맥진 해진다. 착각, 환각, 망상, 오해, 의심 등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흥분하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날뛰는 환자는 그 신체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폐렴, 급성 심장 염 등의 급성질환이 있어도 그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섬망이 이런 질환으로 생길수도 있겠고, 또는 조증이 겹쳐서 증세를 악화 시킬 수 있으므로, 진성의 의식혼탁이 의심 될 때는 그런 염증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50대의 김 여사는 20여 년 전부터 조울 으로 우울 에피소드와 조증 에피소드로 반복하여, 자주 입원을 하였다. 한달 전에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며, 과잉 행동으로 병원에 재입원 하였다. 입원 초기에 목에 빨간 머플러를 두르고, 너무 소리를 질러 목이 쉬었고, 쉰 목소리로 유행가를 부르며, 자기가 모든 환자의 “총 회장” 이라 주장하고, 환자들에게 명령하고, “자기가 00대학 학장이고, 정신과 과장”이라 하며, 아침에 조회를 한다며 환자를 강제로 모으고, 애국가를 부르고, 환자 중에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 욕설을 하고, 때려눕히기도 하였다. “나는 신에게 능력을 받아, 예언할 수 있고, 사람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또한 조종 할 수 있다.” 하며, 환자들에게 숨겨진 병이 있다고 안수 한다고 요란을 피운다. 남편과 자식을 자기를 입원시켰다고 욕을 하고 면회를 온 남면을 주먹으로 때려, 제지시켜야 했다. 김 여사의 많은 증상은 급성 조증에 해당이 된다.

조증 발작은 소원 성취를 의미 할 때가 많다. 억압이 일부 제거 되듯이 마치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듯, 환자는 느끼며, 행동한다.

조증의 첫 발작은 20-25세 사이에서 많이 생긴다. 첫 발병이 이른 나이이면, 혹은 40세 이후이면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첫 발작이 조증이면, 재발 가능성이 높다.

발병의 원인이 외인적 요소가 계기가 되든지, 병전 성격이 비교적 건전하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나이가 먹으면, 조증이 우울증으로 변해가는 경향이나, 어떤 환자는 재발이 잦고, 만성적으로 조증의 흥분상태, 즉 급성 조증 혹은 섬망성 조증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만성 조증은 예후가 나쁘며, 흥분 발작이 계속 잇달아 일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치료자들은, 급성 조증과 섬망성 조증환자들의 지나친 쾌감과 행동증가 그리고 이에 수반된 생각들은 그 사람의 삶에서 경험하였던 수많은 좌절된 마음의 소원이 병적이지만 충족되고 있다고 이해하며 도와주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