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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난무하는 2015년을 보내며

이형영 | 2015.12.08 13:08 | 조회 4122


폭력이 난무하는 2015년을 보내며

 

지난 1113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파리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 Islamic state(IS)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기난사와 자살 폭탄 테러로 130여명의 사망자와 352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여 온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IS는 최근 러시아 여객기 추락과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와 유럽의 3대륙에서 전대미문의 범 대륙 연쇄 테러를 자행하였다.

우리는 세계에 폭력이 난무하고, 인간생명의 존엄성이 상실된 시대 즉, 2015년의 마지막 달(12)을 보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거의 매일 수많은 크고 작은 폭력이 일어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 이지만홧김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폭력범죄는 1년에 15만 건으로 전체의 4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 정신건강의학회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이상이 분노조절이 잘 안 돼, 노력이 필요한 상태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고위험군인 것으로 밝혀졌다이러한 분노조절장애는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분노조절장애는 외상 후 격분장애로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이후에 부당함, 모멸감, 좌절감, 무력감 등이 지속적으로 빈번히 나타나는 부적응 반응의 한 형태다.

이 질환의 원인은 부당함과 같은, 인생의 스트레스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조절장애는 스트레스 상황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가슴속에 화가 과도하게 쌓여있으면, 이것이 잠재되어 있다가 나중에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이 올 때 폭발하는 특징을 보인다. 분노조절장애는 크게 충동적인 분노폭발형과 습관적 분노폭발형으로 구분한다. 충동적인 분노폭발형은 흔히 말하는 다혈질 스타일로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가 폭발하는 형태이다. 한편, 습관적 분노폭발형은 목소리 크면 이긴다는 스타일로 분노 표출이 효과적이었던 경험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분노표출 빈도가 높아지는 경우이다. 특히 성장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을 경험한 경우, 분노 조절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라는 아이에서 분노조절장애로 자랄 가능성이 많은 경우를 보면, 첫째는 툭하면 화내고 싸우는 공격적인 아이들이다. 갓난아이는 배가 고프거나 몸이 불편 할 때, 곧 바로 울음을 터뜨린다. 눈물을 흘리며 큰소리로 울어서 엄마와 아빠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욕구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갓난아이는 생존을 위해서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고 보살펴 주도록, 자신을 알리고 표현해야 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무언가 하고 싶은 행동을 방해 받거나,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자신을 표현해야 할 때 화를 내고, 공격적으로 변한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연령에 따라 원 하는 것과 화내는 이유, 표현 방법이 다를 뿐이다.

갓난아이는 먹지 못하거나, 원하는 데로 움직이지 못 할 때 화를 내지만 조금 더 크면 가족이나 친구들이 놀리면, 부모가 동생만 챙길 때에 화를 내게 된다. 갓난아기는 화를 내면 울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정도이지만, 어린아이들은 소리를 지르거나 다른 아이를 때리고 물건을 던지기도 한다.

화와 공격성은 바로 아이가 원하는 것이 있고, 무언가 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갖게 되는 감정이다. 화를 내고 분노를 터뜨리는 것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분 짓고, 자기 자신을 표현하며, 자기의견을 관철하는 것, 즉 우리가 행동하고 계속 발표해 나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이다. 성인이 된 후에도 이런 아이의 수준에 심리적 고착이 되면 폭력이 많이 나온다,

둘째는 감정을 표현 할 때,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매를 맞으면 아무리 사소한 손찌검이라도 이를 자기 자신에 대한 무시와 멸시로 받아들인다. 이런 부모는 아이의 교육방법으로 손찌검 이외에 다른 효과적인 방법을 배우지 못한 경우 이다.

엘리스 밀러Alice Miller교육 받은 아이는 교육하는 법을 터득 한다.”고 했다. 즉 매를 맞고 자란 아이는 남을 때리는 법을 익힌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교육하는 사람들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가족이나 유치원에서 각 구성원이 동등한 권리를 갖는 행동문화 속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어른의 지시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지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아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언어능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언어 능력이 향상되고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은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지,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는 드물다.

폭력은 항상 절망과 무기력, 무능력의 표현으로 행사한다. 폭력은 언어 없는 의사소통, 곧 말 없는 웅변이다. 폭력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대화가 사라지고 주먹이 언어와 대화의 역할을 대신한다. 지금, 우리는 대화보다는 다툼과 폭력이 판치는 장면들을 자주 보면서 살고 있다.

또 하나는 어른 눈에는 사소한 갈등도 아이에겐 시한폭탄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커서도 크게 감정반응을 보일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 폭력 행위가 갈수록 증가 한다고 말하는데 조사 결과(독일 청소년 연구소, 1996)를 보면 그렇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갈등이 생기고, 다툼이 벌어지면, 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어렵고 힘든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의 잘못된 교육과 훈련으로 잔인하여 진 자,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갖지 못한 자, 어린 시절에 정서적 상처로 성격 결함을 갖는 자들은 성인이 되어 폭력을 쓰고, 이런 자들끼리 모이면 폭력집단이 될 것이다,어떤 전문가는 분노조절장애 증상에 대처하는 방법을 제안 하였다. 이는 분노를 표출하지 않는다고 능사는 아니며, 억누르기만 하면 오히려 화병이 된다. 그래서 건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대로 말해야 한다. 부정적인 말은 나를 주어(主語)로 시작하되 좋은 말은 상대방을 주어(主語)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당신 때문에 이렇게 망쳐버렸다는 식의 말은 또 분노하게 한다. 또 의문형 문장보다는 평서문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의 질문은 상대방을 쏘아붙이거나 다그치는 말이기 쉽다. 질문의 의도를 살리되 나는 ~이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을 말하는 것으로 순화한다. 폭행은 병든 인간에서 나타나는 병적 증상이며 치료 되어야할 병적 현상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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