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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증적 증상을 수반하는 주요 우울장애

이형영 | 2016.04.12 14:03 | 조회 7017

 

정신증적 증상을 수반하는 주요 우울 장애

 

우울은 모든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정서이다. 우울은 슬픔 혹은 추락감 같은 특징을 갖는다. 이 기분은 경미한 상태로부터 극심한 상태로 이어지는 한 연속선상위 있다.

우울 장애의 기본적 증상은 지(), (), ()의 저하, 즉 사고의 곤란, 우울감정, 정신 운동의 지연이다. 또한 기분이 가라앉는 것이 가장 큰 근본적 증상이다. 경한 경우에는 대게 피로하고, 기운이 없고 일들이 귀찮아 지며, 기질적인 근거 없이 여기저기가 아프고, 지나치게 건강을 염려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전형적인 우울이 아닌, 비전형적인 우울장애의 하나가 정신증상을 수반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우울증 환자는 불안, 초조가 심하고, 건강 염려증, 절망, 사소한 지난 일에 대한 극도의 후회, 죄책감, 편집성 경향, 우울망상 등의 증상이 뚜렷하다. 또한 자기멸시와 죄책감, 가책, 자기비난과 건강 염려증적 내용의 생각을 갖는 경우도 있다. 흔히 환자는 의심이 많고, 편집증 적이고, 불평하고, 피해적 생각을 보인다. 환각이 많으며, 착각성 오해로, 지하실에서 나는 소리를 사람들이 자기 관을 짜는 것으로 생각한다. 특별히 이런 경우는 병전 성격이 예민하고 열등감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유형의 환자들은 우유부단하고, 다가 올 실패와 거절에 대한 혹은 보복에 대한 염려를 나타낸다.

소수의 환자에서는 증상이 좀 더 심해지면, 생각 하는 것이나, 말 하는 것이나, 움직이는 것이 모두 다 지연되는 증상도 보인다. 자진해서 하는 말은 전혀 없으며, 질문을 받으면 마지못해 대답을 하는데, 입문을 여는데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입을 크게도 벌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며, 움직이라고 말하면 그런 동작도 느리게 하며 힘들어 보인다.

영양 섭취와 배설 기능은 모두 저하되어 있고, 성욕은 감퇴되어, 성 불능이나 불감증이 있고, 월경도 없어진다. 혹은 잠을 못 이루며, 보통 때보다 몇 시간이나 이른 새벽에 눈을 뜨며 그런 다음에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 고민한다. 아침나절에 제일 기분이 나쁘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나아진다. 이렇게 주야의 리듬이 바뀌는 diurnal rhythm을 보인다.

어떤 경우에는 체중이 줄고 음식을 거절하는데 이는 죽으려는 생각이나, 자기는 먹고 살 자격이 없다는 자기 비하의 생각에서 오는 수 가 많다. 환자의 외모는 침울하고 비참해 보인다.

이런 환자에서 흔히 보이는 우울망상은 죄업 망상, 질병 망상, 빈곤 망상과 허무망상이 있다. 이러한 망상은 환자는 지난날의 성 생활의 무절제 때문에 자기는 용서 받을 수 없는 죄인이며, 죽어야 마땅하며, 자기는 창자가 끊기고, 뇌수가 썩어들어 가고, 암이 온 몸에 퍼져 가서, 도저히 나을 가망이 없고, 이 세상에서 자기처럼 불쌍한 인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가난한 사람은 없으며, 병원비와 식대를 낼 형편이 못 된다하며, 아주 흉측한 죽음을 당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때 환자는 죽음을 해결책으로 또는 피난처로 여기므로, 자살과 타살의 위험성 높아서 극히 조심해야 한다. 때로는 착각과 환각도 일어나지만 우울한 기분과 어울리는 성질의 것으로, 나뭇잎 소리가 자기를 죽일 칼을 가는 소리로 들린 다는 식이다. 현실의 왜곡함이 심하다. 지남력도 약간은 희미할 수 있지만, 젊은이에서는 기억력이나 지능의 장애는 없다. 그러나 노인에서는 인지 장애로 가성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환자에서 퇴행이 심하여, 어린아이 수준이 되어 꼼짝 않고, 죽은 듯이 가만히 있으며 아프게 자극을 주어도 반응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는 환자는 대소변이나 침을 보유하고 있기 쉬우므로 이를 처리 해주어야 하고 또 먹이고, 씻기고 해야 한다. 마치 혼수상태처럼 죽은 듯이 가만히 있고, 느낌이나 감정이 전혀 없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 알고 있다.

김 여인은 40대 후반이며, 기혼이고, 대졸의 기독교인이다. 김 여인은 6개월 전부터 기분이 우울하고 쉽게 짜증이 났다. 그 후 점점 사는 것이 재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잘 자지 못하고, 식욕이 없고, 남편과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이 들어, 죽고 싶은 생각이 들고, 아파트에서 뛰어 내리려고 하였다. 그러면서 사탄, 마귀의 소리가 들렸고, 교회에서 사람들이 나에 대해나쁜 사람이라고 수군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김 씨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남편과 자식들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김 씨의 큰 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였고, 당시 엄마 때문에 왕따를 당했다고, 김 씨를 원망하기도 하였다. 김 씨는 큰 딸이 자기 때문에 왕따를 당하였다고 생각하여, 평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 큰 딸이 중학교에 진학하였고, 김 씨와 남편은 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지만, 딸의 성적은 하위권이었다. 남편은 자신과는 달리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딸을 이해 못하며, 나무라기도 하였고, 그럴 때마다 김 씨는 남편이 자신에게 나무라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김 씨는 학부형 모임에 나갔고, 당시 자식들에게 과도한 관심을 보이는 다른 어머니들에 비해 자신은 자식 교육에 대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김 씨의 딸은 점점 성적이 떨어졌고, 김 씨는 딸이 자신을 닮아 공부를 못하는 것 같고, 뒷바라지를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기분이 우울하고,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김 씨는 딸이 공부를 잘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김 씨는 과도한 죄책감에 자살시도를 하였고 이에 대한 치료위해 병원에 내원하였다.

김씨는 2녀의 어머니이며, 김 씨의 아버지는 5년전 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자상하고 호인이었고 절대로 자식들을 때리지 않았다. 어머니는 급하고, 하고 싶은 말은 참지 못하고, 다 해버리는 분이다. 자식들이 공부를 잘 하기를 바랐고, 김 씨가 공부를 못하자 자주 무시하고 나무랐다.

남편은 고학력으로 자영업을 하며 극단적이고 고집이 센 편이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은 무조건 맞는다고 생각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었고, 한번 목표를 정하면 반드시 해야 하는 성격이다. 결혼 초에는 남편이 김 씨의 행동을 일일이 확인하고, 간섭하여 자주 다투었으나, 최근에는 남편이 나무라도 잘 내색하지 않고 남편도 김 씨를 잘 위로 해 준다.

병전 성격은 이중적인 모습이 있었다. 집에서는 조용하고,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밑에서는 무슨 잘못을 해서 꾸짖으시면 대꾸를 안 하였다. 상대에 상처나 모욕감을 줄 말은 하지 안했다.

이 김 씨는 심한 정신병적 증상을 수반 한 주요 우울장애 (Major depressive disorder, single episode, severe with psychotic features)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신증상을 수반하는 우울장애 환자는 입원 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히 비협조적이고, 불안, 초조, 환각과 망상, 자살 위험이 높은 환자는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감소시키며 환자의 괴로움을 덜어 주는 충분한 치료 수단이 지체없이 사용 되어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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