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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

이형영 | 2016.05.10 12:07 | 조회 8113

 

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

 

대변과 소변을 가릴 수 있는 충분한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배설 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소변을 가리는 기능은 소아의 지적 능력, 사회 성숙도, 문화적 요소 및 양육자와의 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건강한 아이에서는 대변은 4세가 되면 95% 이상에서, 5세에는 99%에서 대변을 가릴 수 있게 된다. 청소년기 이후에는 대변을 조절 못하는 유분증이 거의 소실된다. 유분증은 남아에서 여아에 비하여 3-4배가 많다.

소변을 못 가리는 유뇨증은 2세경에 80%이지만, 4세에는 35%, 5세에 이르면 6-9%정도로 점차 감소한다. 유뇨증의 빈도는 나이가 증가하면서, 감소하는데 매년 15%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청소년에서 1-2%. 성인에서 1%에서 유뇨증이 나타난다.

유분증의 원인은 신경 발달의 지연 및 심리적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배변 훈련을 시키지 않거나, 반대로 너무 일찍 시킨 경우, 또는 일관성이 없거나, 강압적인 배변훈련시 대변을 늦게 가리게 된다.

방광 훈련은 보통 18개월에서 2세 사이에 시작하나 배뇨기능은 점진적으로 발달한다.

유뇨증의 원인은 명확하지는 않으나, 유전적 원인, 신경계의 미성숙, 방광근 수축의 기능 장애,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부적절한 배뇨 훈련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5살 박 군은 아직도 대소변을 못 가려서 밤에 기저귀를 차고 잔다. 처음에는 아이가 버릇이 될까 바, 기저귀를 채우지 않았는데, 2-3일에 한번 정도로 밤에 오줌을 싸서 빨래를 해대느라 엄마가 고생이 많았다. 밖에 나갈 때도 최대한 대변을 참다가, 더 못 참게 되면 화장실에 간다. 얼마 전 유치원에서 변을 참다가 조금 실수한 적이 있는데, 선생님께서 뒤처리를 해주면서 아이를 꾸중했는지, 요즈음은 웬만하면 변을 참으려 한다.

박 군의 대소변을 못 가리는 것이 엄마는 자기 탓으로 여기고 있다. 아이가 한번 화나면 조절이 안 되어, 심하게 대하다 보니 아이가 주눅이 들어, 배설장애의 행동을 더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하고 있다. 화를 내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가 엄마 말을 안 들으면 감정을 제어하기 힘들어 진다. 언제가는 나아지겠지 생각 하지만, 자꾸 대변을 참으면 건강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이의 대소변 가리기는 발달 과정이기 때문에 어느 때는 잘 하다가 다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엄마가 여유로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이 좋다. 특히 대소변에 대해 반드시 몇 개월에 가리게 한다고 시일을 정해 놓고 훈련 하는 엄마가 많은데 아이마다 발달 상태가 다르므로 굳이 기준을 정해놓고 비교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유치원 생활이나,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 할 정도라면, 조금 더 집중적으로 훈련을 시켜 본다.

박 군의 엄마는 자신이 잘못해 아이가 대소변을 못 가린다고 생각 하는데, 이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상태에서 대소변을 최대한 원활히 가릴 수 있게 도와주면 된다. 아이가 필요 이상으로 변을 참으면 엄마가 아이 손을 잡고 변기에 가서 앉힌 후 변을 볼 수 있게 격려 해주는 것이 좋다. 대소변 보는 타이밍은 오랜 동안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좋아지므로, 엄마가 적당한 때를 맞추어, 아이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박 군은 대소변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 것은 엄마가 박 군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게, 무섭게 대한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지시 할 때, 바로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이 행위를 엄마는 자기를 무시해서라고 받아 들여, 과도하게 화내는 모습을 보인다. 엄마의 지시를 들으면서 하지 않는 것이 아이가 엄마를 놀리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마의 잘못된 자동사고이다.

다섯 살 밖에 되지 않는 아이가 엄마를 무시한다는 생각은 박 군에게는 맞지 않지만, 이런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면, 아이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면서 관계가 나빠질 것이다. 부정적인 자동 사고는 반복될수록, 견고해저 엄마는 아이의 행동을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성급하게 잘 잘못을 판단하고, 원하는 반응을 하지 않으면, 엄마를 무시할 뿐 아니라, 거짓말을 하거나, 그 이상으로 나쁜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아이에게 화를 내고 윽박지르는 게 된다.

박 군의 엄마의 자동사고 중에는 첫 아이는 훨씬 의젓하고 어른스러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있다. 따라서 아이가 말을 알아들 나이가 되면 당연히 행동을 따라 와야 한다고 생각 해, 화를 내곤 한데, 5세 이전 아이는 엄마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행동과 함께 지침을 주어야 한다.

자동 사고는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지나가기 때문에 조절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그렇게까지, 화날 일이 아닌데도 화를 폭발시키는 일이 반복되면, 엄마는 당시 상황에 대해 어떤 자동 사고를 갖고 있는지, 되돌아보며 잘못된 자동 사고를 밝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 행동에 화가 날 때도, 먼저 판단 하려하지 말고, 아이가 왜 그러는지 알아보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부정적 사고를 조절 하는데 도움이 된다.

지저귀를 벗는다는 것은 아이가 스스로 조절하고 자율성을 획득 한다는 의미가 있는데, 늦게까지 벗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조절 하는 것이 불안해서, 그럴 수도 있다. 엄마의 배변 훈련이 느슨했을 때도, 이런 일이 생기므로, 이런 경우라면 다소 엄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몇 시간 동안 기저귀를 풀고 있기로 규칙을 정한다. 그리고 점차 기저귀 하지 않는 시간을 늘려 간다면 자연스럽게 배변 훈련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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