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 많은 우울장애

자살이 많은 우울 장애

 

우리나라의 자살율(2015년 통계)은 10만명당 29.1명으로 세계에서 최고이다. 특히 65세 이상이 전체 평균의 2배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20년이 되면 질병중 제일이 될 거라고 한다.

자살 요인들을 정신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물질남용증, 우울증, 정신분열증, 기타 정신 장애들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떤 연구 보고는 자살을 실행한 사람의 거의 95%가 실행 당시에 정신장애가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 우울증이 80%, 정신 분열병이 10%, 치매와 섬망이 5% 이다.

일반인들은 환경적 인자들, 즉 성적 부진이나 사업 실패, 빛 독촉에 시달림으로 자살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스트레스로 심하면, 그 사람은 우울증이 생겨,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행 한 수가 많다. 급성 우울증을 포함하여, 정신과 질병이 있는 사람들이 자살 할 소지는 그렇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3-12배 많다.

우울증은 자살을 유발 하는 가장 흔한 정신장애로 자살은 우울증 말기보다 주로 초기에 나타난다. 우울증 환자 중 10-15%가 자살하며, 대개 충동성과 관련된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가정을 이룬 사람보다 독신이 더 많이 자살하며, 청소년기나 장년기보다는 중년기나 노년기에 자살이 더 많이 일어난다.

자살의 정신 역동을 이해하려면, 죽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며,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하는 자살하려는 사람의 환상을 평가해보아야 한다.

자살에는 많은 유발 인자와 동기가 있지만, 자살을 생각하는 거의 모든 사람의 경우는 사랑의 결핍과 거부당한 느낌, 소외감, 무능 감을 느끼고 있다.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하고, 고통을 받거나, 자기애적 손상을 입은 후에, 또는 지난친 분노나 죄책감에 사로 잡혀있거나 혹은 죽은 사람과 자신을 동일화 한 후에 이런 환상을 행동화 할 수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자살의 동기는 첫째는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죄책감을 주려는 의도 이며, 이 경우 자살은 조종이나 복수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둘째는 자신을 죽임으로, 자신과 공생적 관계가 있는 대상을 살해한다는 환상에서 자살하는 역 공생적 자살이다.

셋째는 기일(제삿날) 자살의 경우로 사랑하던 사람의 제삿날 자살하는 것인데, 죽은 사람과 자살을 통하여 재결합 할 수 있다는 판타지가 동기가 된다. 넷째는 재탄생의 판타지, 혹은 인생을 다시 살아 보고, 싶은 소망에서 나오는 자살도 있고, 마지막은 자신의 악의 근원인 악한 부분을 제거하기위해 자해하고, 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절망과 낮은 자존심도 자살과 관련이 깊다. 절망의 정도는 입원한 장기간의 우울증을 앓은 환자의 자살 위험도 지표로서 자살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51세 주부 이씨는 7개월 전부터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하고, 의욕이 없었다. 잠을 자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몸이 아프고 가슴이 답답하였다. 병원치료를 받아도 호전되지 않는 것은 신병(神病)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병이 치료가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을 하였다. 죽고 싶은 마음에 농약을 음독하였다. 이러한 증상으로 정신과에 입원하였다. 정신과 진단은 주요 우울증이었다. 그는 짧은 입원 치료 후, 자의로 퇴원하였다.

이 씨는 퇴원 후, 병원 치료와 굿을 하였으나, 온 몸이 아픈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자신은 결국 이렇게 죽을 것만 같아 마음이 불안하여 힘들었다. 그는 온몸에 열감 증상이 반복되면서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 이 씨는 열이 오른다며 가족들 앞에서 옷을 벗고 온 집안을 돌아다녔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가족들은 다시 입원치료를 권유하였으나, 이 씨는 이를 강력히 거부하였고, 다시 자살을 시도하여 입원하였다.

이 씨는 병전 성격은 활달하지만, 급한 편이었고, 자기주장이 강하고 쉽게 남의 말을 믿지 않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시골에서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지냈다. 이 씨는 30대에 온몸에 통증이 생겼고, 굿을 한 뒤 호전 되었다. 이 씨는 자녀를 3명 낳은 뒤 남편과 사별을 하였고, 이 후 1남1여의 자녀가 있는 남자와 재혼을 하였다. 이 씨의 자녀들을 전부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였으나, 재혼한 남편의 자녀들은 성적이 좋지 않아, 이 씨 부부는 자주 다투었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자주 받았다. 3년 전에 자궁근종을 제거 수술을 하였고, 그 후 수술 부위의 통증이 지속되었고, 점점 걱정과 불면이 시작되었다. 지속적인 복통, 두통 등으로 정밀 검사를 하였으나, 기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인 문제라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이 씨는 이를 인정 하지 않았다. 그의 자살 기도는 절망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우울증 환자의 자살가능성이 높을 경우는 반드시 보호병동에 입원시켜야 한다. 입원의 결정은 자살생각의 정도, 자살 위험도, 우울증의 정도, 인격 장애의 유무, 환자와 가족의 대처능력, 생활환경 그리고 사회적 지지도를 평가해 결정한다.

자살의 예방의 실제적 방법은 첫째는, 가능하면 주변의 도움을 얻어 환경을 바꾸고, 환자의 심리적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한다. 둘째는, 환자의 주장이 정당하면 인정해주고, 실제적 도움을 주어야 한다. 셋째는 고통을 잊으려 자살을 택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 해주어야 한다. 자살하는 환자 10명 중 8명은 어떤 식으로든 자살하려는 의사를 다른 사람에 알린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