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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반항을 한다.

이형영 | 2016.07.08 10:58 | 조회 5046



 

아이가 반항을 한다.

 

어떤 아이는 어른들과 논쟁을 잘하고, 신경질적이며, 화를 쉽게 낸다. 어른들에게 복종하지 않고, 규율을 따르지 않으며, 어른들을 화나게 한다. 집과 학교에서 서로 잘 아는 사람이나 친구에게 반항적 행동을 보이나, 그밖에 상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소아, 청소년기의 정신장애 중 적대적 반항 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가 있는데 이 장애는 거부적, 적대적 혹은 반항적 행동을 주요증상으로 보이나, 사회적 규범을 위반하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아이들은 자주 화를 내고, 어른과 말다툼을 하고, 어른의 요구에 반항하고, 거절한다. 어른들이 다루기 힘들고, 어른에게 심술을 부린다.

학령기 아동의 20% 정도에서 거부적 성향을 나타 낼 수 있다. 3세경부터 행동 문제가 시작 될 수 있으며, 대개 7-8세 이전에 나타난다. 사춘기 이전에는 남자에 많다.

발달학적 특성에서 볼 때, 정상적인 반항행동은 18-24개월 사이에 가장 흔하다. 이 시기의 아동은 자기주장을 고집하고, 작은 일에도 화를 내므로 이 시기를 “terrible twos”라고 한다. 우리 용어로는 미운 세 살”( 2살에 해당)이다. 그러나 만3세 이후까지 지속되면 병적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에게는 소원이 하나 생긴다. “아이가 제발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좋겠어. 하지만 아이가 나이가 들수록 엄마 말에 반항한다. 자아가 생기면서 아이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그것이 미숙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개입 하는 것을 싫어한다.

이는 아이의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어린 아이는 곰돌이나 자동차도 나와 다르지 않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곰돌이 친구, 자동차 친구라 해도,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 이는 어린 아이에게 자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행동이다. 그러다 두 살이 되면 내거야, 내가 할거 야하는 식으로 강하게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아이는 의욕을 갖고, 세상 모든 일을 해낼 것처럼 덤비지만, 엄마가 보기엔 미숙한 존재이다. 늘 엄마에게 의존하던 아이가 갑자기 품을 떠나는 느낌이 들어, 엄마는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그래서 아이의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제지한다. 엄마가 걱정하면서 무조건 못하게 하면, 자율성 발달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무조건 안 된 다고, 길들어진 아이는 성장해서, 다른 사람의 뜻에만 따라가게 된다. 아이에게 안전한 방법을 제시하여, 직접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4살 정도 되면 자기표현이 더 강해진다. 빠른 아이는 이때부터 엄마랑 입씨름 하며, 뚜렷한 이유 없이 반항한다. 이때 엄마들은 대부분 반항하는 상황을 근거로 문제를 해결 하려고 하는데, 아이가 반항하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야 한다.

아이가 조금만 맘에 안 들어도 엄마 싫어, 안 해라고 말 할 때는 혹시 다른 것에 대한 불만을 이 기회에 표현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엄마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아이는 엄마가 자기가 싫어하는 병원을 데려 갔기 때문에 다른 지시까지 거부 할 수도 있다. 이때 그 상황을 모면한다고 해서 해결 될 일이 아니므로, “엄마가 억지로 자신을 데려 갔다는 심리적 충격을 달래 주어야 한다.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아예 안 시킬 수는 없지만, 적어도 서운한 마음은 풀어주어야, 나쁜 감정으로 쌓이지 않는다. 아이는 소통이 되지 않을 때도 반항한다. 엄마가 자기마음을 제대로 읽어주지 않으니, 불편함이나 화난 감정을 반항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다섯 살, 박 양은 요즈음 갑자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엄마를 때리거나, 친구를 때린다. 여자 아이가 폭력적이라서, 엄마는 걱정이 많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박 양이 만 2세부터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최근 회사를 옮기게 되어, 부득이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자꾸만 폭력적이 되는 박 양이 새로운 친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 할 가 걱정이다.

박 양이 전에 어린이 집을 잘 다녀서 크게 걱정은 안 했다. 하지만 적응기간 없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갑작스럽게 어린이 집을 옮긴 것에 대해, 박 양은 불만을 표현 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폭력적인 문제행동을 보였다. 어린 아이 일수록, 환경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면, 주의를 기울려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것을 간과한 엄마는 아이 마음을 읽지 못하고 문제행동만 크게 보았다.

아이는 자기감정을 모르고 감정을 다 표현 할 만큼, 언어 능력도 발달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항하거나, 떼를 쓰는 식으로 불만을 표현한다. 그것도 아이의 성격이 적극적이야 엄마에 맞서려 하지, 순하거나 소극적이면 오히려 위축되고, 느리거나, 산만한 행동으로 자기감정을 표현한다. 하기 싫은 것을 하라 하니, 아이는 최대한 미루기 위해 느리게 행동하는 식으로 소극적으로 반항하는 것이다.

적대적 반항 장애인 경우는 치료자는 우선 개인 정신치료를 통해 환아와 좋은 치료관계를 통해 환아 자신이 행동의 파괴성과 위험을 이해하고, 자존심을 회복하여, 자립적이고 새로운 적응능력을 획득하도록 도와야 한다. 문제행동은 무시하고, 바람직한 행동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행동치료도 효과적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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