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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낯가림이 심한 아이가 되는가?

이형영 | 2014.06.09 11:45 | 조회 17859



왜 낯가림이 심한 아이가 되는가?

 

   사람들은 익숙한 환경 & 사람들과 함께 할 때는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된다. 그래서 낯선 상황은 두렵고 긴장되며 이를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항상 익숙한 것 하고만 지낼 수 없다. 우리는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새롭고 낯선 사람과 상황에 부딪치며 살 수밖에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처음인 것과 만나고 있기도 하다.

철수(가명)는 유아기부터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안아주기라도 하면, 낯가리기가 심하여 울고 떼를 부리며 낯선 세상에 적응하는 것을 매우 힘들어했다. 심지어 새로운 음식과 환경에서는 잘 먹지도 않고, 잘 자지도 않았다. 엄마를 몹시 힘들게 하였다.

  5살된 지금도 편식이 심하고, 새로운 장난감이면 만지지도 않고, 관심도 주지 않아, 멀리 놔둔 체 보기만 하다가 한참 후에나 조금씩 만진다.

   철수는 새로운 음식과 물건뿐 아니라, 또 한 낯선 장소와 사람에 대한 거부감도 심하다. 심한 경우에는 두려워하고, 심하게 떼를 쓰며, 울어댄다. 집에 누가 놀러오던지. 택배아저씨가 초인종을 누르든지, 문을 두드리는 소리만 나도 얼굴이 굳어지고, 뒷걸음질하며, 숨을 곳을 찾든지, 엄마의 뒤에 숨는다. 남의 집에 갔을 때도 자꾸 집에 가자고 엄마를 조른다. 부모는 철수를 위해 사람들을 피하고, 되도록 아이와 함께 외출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주로 엄마하고만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유치원에 가서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고, 선생님과 함께 교실로 들어가는 것을 심하게 거부하여 힘들었다.

   정상적인 성장과정에서 처음 나타나는 사회불안 반응은 생후 6-20개월 사이에 낯선 사람을 보면 놀래고, 우는 모습을 보이는 소위낯가림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시기가 지나면, 낯선 사람에 대한 불안이 줄어들지만, 간혹 이 시기가 지나서도 불안감을 갖는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거나 거부감을 보인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며, 학령기 아동(6- 12세 해당)30-40%가 불안을 느끼며, 청소년기(12, 14- 19. 21)에는 더 늘어서 여학생의 60%, 남학생의48% 정도가 불안을 느낀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10대와 성인의 40% 정도가 불안감 때문에 타인과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기가 어렵다는 보고도 있다.

낯가림이 심한 아이들은 성인의 사회공포증의 임상적 특징인 낯선 사람들로부터 평가받는 상황에서 공포심을 갖고, 타인의 평가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과 분열성 인격장애의 사회적 고립과 철퇴와 증상이 많이 비슷하다. 특히 사회 공포증환자의 부모들이 일반적으로 거부적이고, 돌봄이 부족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과잉보호 적이라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현제는 낯가림과 두 질병 간에 연관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없는 실정이다.

   아이들은 부모로 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들의 보호받고 싶은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때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냐가 자라는 아이에게 큰 영향을 준다. 즉 심한 낯가림을 만들 수 있다.

   첫 번째는 과잉보호하는 부모의 경우이다. 어른이 보기에는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를 잘 살피지 못하므로, 부모가 아이를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불안한 부모와 죄책감이 많은 부모가 과잉보호를 한다. 과잉보호를 받은 아이들은 대개 활동성이 적고, 의존적이다. 모험의 기회가 제한된다. 그래서 조용하고 수동적이며 낯선 것에 불안감이 더 커진다.

   두 번째는 부모가 너무 아이에 비판적인 태도인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길러진 아이들은 망설임이 많고, 확신이 없으며, 두려움이 많고, 자신감이 적다. 부모의 지나친 비판은 가정을 벗어나 이제 막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아이에게 불안을 증가시킨다.

   세 번째는 부모의 위협적인 태도나 주위로부터 놀림을 받는 경우이다. 부모들은 아이에 대한 지나친 기대 때문에 아이의 기질이나 요구와는 상관없이 아이를 부모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려고 한다. 이때 사용 하는 방법이 일방적이며, 폭력적이 될 수 있다.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다고 자주 아이를 반복적으로 벌만 주면, 아이들은 두려움과 겁을 먹는다. 이런 아이는 위협을 피하는 방법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하고, 방어적이며,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아이를 놀리고 비아냥거리는 것과 왕따는 아이를 위축시킨다. 또한 열등감을 느끼고. 이런 아이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세상 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이 된다.

    네 번째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와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부모인 경우이다. 소위 체질 적으로 어려서부터 낯가림이 심하고, 유난히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가 아이를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으로 키우려는 부모를 만나면,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로 계속적인 괴로움을 겪게 될 것이다. 반대로 부끄럼이 많고, 조용한 부모와 살아가는 아이들은 부모의 그런 태도를 배우게 된다. 어려서부터 사회적 접촉이 적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자주 듣게 되어서 커서도 낯가림이 심해진다. 부모의 부정적인 말이 다른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불신감의 씨가 된다.

   어린 아이가 성장하면서 생후 5~6개월에 나타나는 낯가림에서 처음 낯선 사람과의 접촉에 대한 불안과 경계심이 시작된다. 이러한 낯가림은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면으로써 부모 특히 어머니와 강한 애착관계를 기초로 하여, 차츰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원만하며 신뢰성 있는 대인관계를 형성해 간다. 그래서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낯가림이 심한 아이를 만드는 일에 크게 작용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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