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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은 모두 정신 이상자는 아니다.

이형영 | 2012.08.13 10:05 | 조회 6784


성폭력범은 모두 정신 이상자는 아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우리나라는 또 굵직한 성폭력과 살인사건들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요즈음의 폭염만큼 국민들은 열을 받았다.

지난 7월 16일, 통영의 초등학생 “한 아름”양(10세)이 납치되어 성폭행 살해되었다. 그 범인은 그만한 아이를 둔 45세의 같은 동네 아저씨이었다. 또 한 사건은 제주도 올레길 여행에 나선 강모 여인(40세)을 성폭행 하려다 살인하고 시신을 토막 낸 일이었다. 범인으로  46세 남자가 체포 되어 그들의 범죄 전모가 드러났다.

국민들은 2009년에 많은 여성을 상대한 “강호순” 연쇄 살인 사건, 지난 4월에는 수원시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납치하여 토막살해 한 “오원춘 사건”을 경험하였다. 그러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연이어 비슷한 성폭행사건이 또 발생하여 국민들은 범행의 포악함에 놀라며, 다시금, 크나 큰 충격에 빠져 들었다.

 1990년 초, 세계 형사연구소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성폭력 범죄율은 미국, 스웨덴에 이어 3위이었다. 정말 부끄러울 일이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은 더 이상, 피해자만의 문제만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위험성을 보여주는 심각한 문제가 되어, 사회와 국가의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성폭력은 여성 스트레스 1위이고, 94%의 여성들이 자유로운 삶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한다.

성폭력은 강간은 물론, 성적 희롱, 성추행, 성기노출, 강도 강간, 음란전화, 음란통신 등 성을 매개로 하여, 가해지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언어적 폭력을 말한다. 즉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행한 성적인 신체적 접촉, 성기노출, 성적농담 등도 성폭력에 포함 된다.

성폭력 양상을 보면, 남자어린이를 포함한 어린이 성폭행, 직장 내 성희롱. 강도강간, 강제로 이루어지는 매춘 등의 양상으로 점점 다양화되는 경향이다. 성폭력 대상의 97%이상이 어린이와 여성들이다.

 미국의 경우, 성인이 되기 전, 소녀의 1/4, 소년의 1/10정도가 성 학대와 성폭력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성폭력 사건이 하루에 21건이 발생 한다고 한다. 

서울 시경의 보고에 의하면, 최근 성범죄의 36%이상이 청소년 범죄라는 보고처럼 점점 연소화, 흉포화 되어가는 경향도 있다.

성폭력은 얼마나 일어나는가? 정확한 통계 보고는 없는 실정이다. 요즈음은 과거에 비하여 성폭력이 밖으로 많이 드러난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상황으로 신고율은 2.2%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1989년 법무부의 범죄백서 통계에 근거하여, 계산 해보면 성폭력은 한해 25만 건, 하루에 685건, 한 시간에 29건이다. 2분마다 1건의 성폭력, 강간이 발생하는 샘이다. 이것이 우리사회의 모습이다. 요즈음은 상황이 더 악화되어 있을 수 있다.

 법무부 범죄백서(2011년)의 성폭력 신고건수를 보면, 2000년 1만 1712건에서 2004년 1만3579건, 가장 최근자료인 2009년에는 1만 8172건이었다. 매년 증가하는 현상이다.

많은 사람들은 성폭력 가해자들은 저소득층의 성격 파탄자나 정신 이상자 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일 것으로 믿는다. 그런데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조사해 보았더니 가해자가 정신이상자인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 가해자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었다. 도리어 성실한 직업인이었고, 혹은 착실한 사람으로 얌전한 이웃으로 평가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소외감, 열등의식, 박탈감, 분노 등을 표출할 대상으로 성적 공격에 무력하다고 생각 되는 여성과 어린아이를 택할 뿐이라는 보고도 있다.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연세의대 의학행동과학연구소에서 최근 3년간 정신의학적 진단을 실시한 성폭력 가해 청소년 77명중 64명 (83%)에서 정신장애가 있다고 판명되었다. 가해 청소년의 26.5% 가 정신지체이었다. 이들은 타인의 불행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범죄를 합리화하였다. 이로 보아, 청소년의 성 범죄는 단순한 성적 충동을 이기지 못한 결과 보다는 정신적 장애 즉, 인지적 왜곡 현상이라 하였다.

 성폭력 가해자들의 태도와 사회화 경험의 특성을 보면, 가해자가 다양하고 발생상황이 너무 다양해서 모두를 일률적으로 평가를 할 수 없지만,  많은 가해자들은 대인관계에서 적대적인 태도와 사회적 관계형성능력이 부족하며. 성장 시, 폭력을 경험한 일이 많았고, 양육 환경이 좋지 않는 가정에서 양육되었고, 알코올과 약물 남용의 빈도가 높았다.

성격에서는 여성에 대한 적개심이 있고, 피해자의 고통과 아픈 경험에 관심이 없으며, 책임감의 결여, 사회적 양심과 도덕의 결함, 다른 사람을 조정하려 하고, 자신감의 결여, 질투심이 강한 독점욕, 잔인성, 지나친 민감성, 불안정한 감정, 투사와 합리화기제로 자기 심리를 보호하는 데 능한 사람들과 사회적 고립, 자폐적 사고와 공상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가해자의 정신의학적 평가는 양심과 초자아의 평가, 자아와 심리 기제의 평가, 그리고 정신병리들 즉, 알코올과 약물 중독, 뇌기능 장애, 정신분열병, 조울병, 우울증. 인격 장애-반사회적, 경계성 인격 장애. 망상 장애, 성도착증의 평가가 반드시 시행 되어야한다.

의학적으로 개인이 주관적으로 고통이 있든지 타인과 가정 그리고 사회에 해를 주는 경우에 병이 있다고 말한다. 이를 참고하여 보면, 모든 성범죄 가해자들이 뚜렷이 나타나는 정신이상자는 아니다. 그러나 많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내면 적으로 정신이상자의 수준이든지, 혹은 위험성을 갖고 있는 듯하다.

  성범죄의 경우 그동안 약물 치료, 전자 팔찌 착용, 신상 공개정보 등 제도화와 환경개선과 강력한 법적 대책이 강구 되고 있다. 그러나 성범죄는 줄어들지를 않는다.

 이보다 근원적인 대책은 성폭력 가해자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좋은 양육환경과 성장기간 동안에 좋은 부모와 어른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성 범죄가 일어나면 가해자를 치료하여야 한다. 치료 받지 않는 가해자의 재범률은 연구에 따라 40%까지 이였고, 치료 받은 가해자의 재범률은 12년 추적에서 7% 이었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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