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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의 아픔

이형영 | 2012.10.12 09:48 | 조회 8315

 

성폭행 피해자의 아픔


 또 성폭행 사건 일어났다. 그것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일어났다. 8월 30일 새벽,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전남 나주초등생 ㄱ양이 괴한에게 납치돼 성폭행 당하고, 빗속에서 발견 된 사건이 발생했다. 9월 1일 ㄱ양을 치료하고 있는 한 대학 병원 담당의사가

ㄱ양의 건강상태를 발표하였다. ㄱ양은 직장이 파열 되었고, 중요부위가 5cm 가량 손상된 중상을 입었고, 심각한 대인불안 증세를 보이는 급성 스트레스장애 이다고 전해주었다.

성폭행과 이로 인한 피해자의 상처에 대한 오래된 기록은 성경에 있다. 지금으로부터 대략 3800년 전의 야곱의 시대와 3025년 전의 다윗시대의 기록이다.

성경에는 야곱의 외동딸 “디나”가 가나안 땅, 세겜의 땅을 구경나갔다가, 그 지역의 추장 “세겜” 에게 강간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야곱과 그 자손들은 선민을 더럽혔다고 생각하고, 근심하고 노하여, 그들에 대한 복수계획을 세워 그 성을 기습하고 가해자와 그 족속의 남자를 전멸시키는 일이 벌어진다(창 34장).

 또 한 사건은 다윗왕의 아름다운 고명딸 “다말”이 이복오빠인 “암논"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버림받아서 그 후유증으로 오빠 집에서 처량하니, 지내게 된다. 그 후 2년 후에 친오빠가 가해자인 암몬을 유인하여 죽이는 살인극이 벌어진다(삼하13장).

 성폭력은 강간, 즉 부녀자 폭력과 폭행이라고 표현된 것과 인신 매매, 강제 윤락행위, 근친상간, 음란행위 등이 포함되는 것이 상례이다. 

우리사회의 성범죄는 만연되어 있고, 심각한문제가 되어 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성폭력의 개념조차 제대로 확립되지 않아 사람들은 단순폭력행위이며, 피해자의 인격이나 품행의 문제로 발생하는 우발적인 사건처럼 인식하는 사람도 많이 있는듯하다. 예를 들면, “왜 그곳에 갔냐”“밤늦게 왜 다니나”“왜 그런 남자를 믿고 사귀었느냐"“남자를 믿는 것이 잘못이야"“저항을 했다면 그런 일이 일어 날 수 있겠느냐”등의 생각들을 갖고 있다. 이런 생각들은 성범죄를 증가시키고 또한 피해자에게 심리적, 신체적으로 더 고통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모 대학 학생상담센터에서 제시한 성폭력의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하여 후유증이 오래간다는 소견을 내 놓았다. 신체적 후유증으로는 비뇨기계의 상해, 질과 항문 부위의 손상 및 통증, 성기이상, 임신, 성병, 에이즈 등의 감염이 있고, 심리적으로는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심하면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피해자들은 신체적 혹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다. 초기에는 공포, 불안, 이로 인한 강박행동, 분노와 우울, 순결 상실감, 퇴행증상, 악몽과 불면 또는 야뇨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들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남성혐오, 불신, 무기력, 자포자기, 신경쇠약, 정신분열증과 자살기도까지 한다. 특히 순결 상실감은 초기부터 늦게까지 높게 나타나는 데 이는 사회에서 통념적으로 순결과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수용함으로서 얻게 되는 것이다.

가해자들이 쉽게 생각하고 행하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행위이거나, 간접적인 살인행위가 될 수 있다. 피해자들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생활에 적응하는 데 몹시도 힘들어 진다. 또한 잠재능력을 개발 할 기회를 찾지 못하게 된다.

 피해자는 피해를 당하는 순간부터 상대방에 대한 분노, 자신에 대한 연민, 미래에 대한 불안, 초조, 걱정, 창피함, 죽고 싶은 마음 등이 생겨 인간관계에서 신뢰감을 형성하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피해 학생들은 성적저하, 자퇴, 전학 등의 문제, 그리고 직장인들은 결근이나, 근무성적 저하, 이직, 전직 등으로 삶의 권리를 제대로 찾지 못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특히 여성)들은 교육 받을 권리나 근로의 권리, 즉 삶의 권리를 침해 받게 된다.

 심리적 후유증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는 불안이다. 이는 성폭력 장면을 연상케 하는 사건이나, 장면에 대해서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사소한 일에 심하게 놀라고 불안해한다. 급성불안장애 혹은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으로 고통을 받는다.

둘째는 강박행위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손을 씻거나 목욕을 한다. 피해 당시에 받았던 더러움을 상징적으로 씻어내는 행위이다. 셋째는 무력감이다.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는데서 오는 무력감이 심하다. 넷째는 우울감이다. 이는 본인에게 결함이 있다고 생각 하면서 심한 우울함에 빠진다. 다섯째는 수치감이다. 성폭력으로 자신의 몸이 더럽혀졌다는 수치감이다.

여섯째는 죄책감으로 자신이 조심하지 않고 자기보호가 부족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일곱째는 낮은 자아 자존감으로 자신의 몸이 더렵혀졌다고 느끼며, 자신이 떳떳하지 못하다고 느낌. 여덟째는 적개심, 분노감, 복수심으로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복수심 때문에 이를 표출하고 복수를 하는 경우가 있다. 가슴에 품고 살면서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고, 나아가 표출 하지 못한 감정을 자기에 돌려서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 다.

  성폭행 피해자들의, 경험한 심리적 단계를 보면 성폭행당한 직후 피해자들의 첫 반응은 혼돈이다. 피해자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처리해야 할지 몰라 침묵과 혼돈상태가 된다.

 두 번째 반응은 자신이 겪은 엄청난 경험을 스스로 통제 할 수 없어 무조건 부정하려한다. 세 번째 반응은 순결상실감으로 인해, 이성 관계나 결혼과 관련하여 심리적 불안을 가진다. 네 번째 반응은 남성혐오와 남성공포증이다. 이는 인간 신뢰감을 훼손시킨다. 다섯째 반응은 분노이다. 자신의 행복이 다른 사람에 의해서 파괴된 데서 오는 고통과 절망의 표현이다. 피해자들의 불안, 공포, 좌절, 수치심 그리고 분노가 밖으로 표출하지 못하면 자신을 파멸하는 방향으로 간다. 그의 심리 상태는“죽어서라도 (가해자에게) 복수 하겠다”의 반응이다. 어떤 경우는 가해자를 찾아 복수 하던 지, 가해자를 고소하는 경우도 있다.

  신체적 치료는 신체적 손상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시행 되어야 한다. 심리치료는 위기 개입과 이시기를 지난 후 계속 되는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위기개입은 피해자가 의료적, 법적인 조치에 적응하게 돕는다. 또 정서적 지지와 치료관계를 성립 하도록 돕는다. 가벼운 경우는 설명과 이해로 두려움과 죄책감을 해소시키기도 한다. 단기 치료(1년 이내)는 심한 신체적 , 정서적 손상을 입지 않은 피해자들이 가족으로부터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경우이다. 이는 대개 1년 정도 걸린다. 장기 치료 (1년 이상)는 개인 정신 치료와 집단정신 치료, 가족 치료를 시행한다. 이 치료의 대상자는 사회의 부정적 시각으로 자기가 당한 성폭행을 큰 손상으로 생각하는 피해자, 심한 죄책감, 두려움, 우울, 자부심 저하와 사회적 기술의 부족을 가진 피해자들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폭력의 올바른 인식, 체계적인 성교육 실시, 건전하고 올바른 성문화 정착, 남녀평등, 인간평등 교육, 폭력 문화쇄신과 성상품화의 효율적 규제,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의 재발 방지 프로그램개발이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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