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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유형의 정신 분열병(조현병)이 있는가?

이형영 | 2013.03.08 16:04 | 조회 11328



 

어떤 유형의 정신 분열병(조현병)이 있는가?


 어떤 환자가 정신과 의사에게 “제 병이 정신분열병이가요. 전에 치료 받던 병원에서 저보다 망상형의 정신분열병이라고 했어요. 그 말이 맞아요?” 하는 질문을 한다. 환자들은 치료자들에게 자기의 병명과 어떤 유형에 속하는 가를 자주 질문을 한다. 그러나 가끔 환자의 질문에 답을 주기가 힘들 때가 있다. 진짜 정신분열병인지? 혹은 무슨 유형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기가 모호 할 때가 있다. 병의 경과에 따라 혹은 하루사이에도 증상이 변할 수 있다. 

 정신 의학자들은 정신분열병(조현병)은 망상, 환각. 감정 장애 그리고 후퇴적인 행동 등을 수반하는 현실로 부터의 도피로 특정 지워지는 극심한 정신증이다고 본다. 이 질환의 성질이나 원인이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고, 치료하기가 힘들고, 흔한 병은 아니고, 그리고 그 문제나 증상의 다양성 때문에 이를 하나의 단위로 생각 하니 보다 정신 분열병의 집단, 즉 복수로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지금의 정신 분열병을 1860년 Morel이 “14세 된 소년의 정신병이 불치의 바보로 되어 간 것”을 관찰하고, 이를 조기치매 dementia praecox라 명명하였다. 1871년에 Hecker는 악성 정신병이 사춘기에 시작하여 급속히 성격의 황폐가 오는 사례를 보고, 파과형 hebephrenia을 기술하였고, 1874년에 Kahlbaum은 무언 부동(無言 不動)의 정신병을 긴장형catatonia이라고 보고 하였다.

 유명한 독일 정신의학자이며 서술적 정신의학을 새운 Kraepelin은 1899년에 파과형과 긴장형과 망상형을 통틀어 조기 치매(정신분열병과 동일)라고 명명하였다. 후에 여기에 단순 형을 포함 시켰다. 

 최근의 진단 분류의 기준이 되는 정신장애 진단지침서(1994)에서는 정신분열병의 아형subtype을 편집형, 와해형, 긴장형, 미분화형, 그리고 잔류형의 5가지로 나누고 있다. 이러한 분류는 환자를 기술하기에는 유용하나, 신뢰도와 타당도가 확립된 것은 아니다. 실제 임상에서 많은 환자들이 질병의 경과기간 동안에 여러 아형의 특성을 갖게 되고, 처음에 가졌던 아형의 특성은 없어지고, 다른 특성으로 바꾸어지기도 한다.

  편집형은 정신분열병의 기본 증상을 갖고 있으며, 특히 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아형이다. 항상 시종 일관한 주제에 대한 조직적 망상(정보기관원이 자신을 추적 하고 있다고 믿는 등)과 환청을 주로 보인다. 혼란형은 연상 장애, 지리멸렬. 무질서한 파괴적 행동과  정동의 부조화가 주증상이다. 극심한 인지적 결함을 보이며 이때의 환각과 망상은 단일한 주제 없이 뒤범벅이 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면, 수사요원, 교황, 보사부 요원들이 모두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사고를 갖는다. 긴장형의 특징적 양상은 심한 정신운동성 장애라 할 수 있다. 혼미와 흥분이 교대로 보이기도 하나 보통 한 번에 어느 한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잔류형에서는 극적이며 극심한 증상이 사라졌을 때인 급성 기이후의 상태를 보인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사교성, 비논리적 사고, 정동 장애는 계속 남아 있다. 마지막 유형인 미분화형은 이상의 진단 유형에 모두 맞지 않을 때 적용 할 수 있는 진단 범주이다.

최근 30여 년간, 연구자들은 보다 더 큰 과학적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다른 분류법을 연구 하여 결과를 내어 놓았다. 이 분류법은 TypeⅠ(양성형, 생산형)군 과 TypeⅡ(음성형, 결핍 형)군으로 분류하였다. 양성증상이란 환각(비정상적 지각), 망상(비정상적 추론 사고), 혼란된 언어나 행동같이 어떤 정상기능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양성군은 뇌 단층 촬영상 정상이고, 치료효과가 좋은 편이다. 음성적 증상이란 과대 또는 왜곡과는 반대로 정상기능의 상실로 나타나는 증상을 뜻한다. 전형적인 음상증상으로는 운동성 실어증(말이나 말의 내용의 빈곤), 정서적 반응의 둔감(정동적 둔감), 의지력, 에너지, 욕동의 상실(의지력의 결여), 정상적으로 즐거움을 경험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능력의 상실(무쾌감, 비사교성)등이다. 음성증상군은 뇌 단층 촬영상 이상이 있고, 치료 효과가 나쁜 편이다. 이러한  아형의 구분은 명확한 원인, 명확한 병리 생리, 예방과 더불어 명백한 치료법의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양성적 증상은 질병의 초기에 나타나는 반면 음성적 증상은 잔재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현재 정신 분열병의 정신 병리에서의 일반적으로 합의된 것은 정신분열병이 생물학적, 생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정신 분열병의 원인과 유형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 동안 진행된 많은 원인연구로는 일부분에 대한 설명과 가능성을 가설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한 연구와 설명방향은 유전, 뇌의 구조적 이상, 신경 전달물질의 관여, 병리 생리적 요인, 정신 사회적 요인 등을 제시하며, 추정해 보는 수준이다.

 유전연구의 하나인 정신분열병의 쌍둥이 연구에서 이 질병의 일치율이 이란성 쌍아( 2-17%) 보다 일란성(69-86%)에서 높았고, 간혹, 한 형제에서 둘이상이 정신분열병이 발병하고, 유형도 같은 경우를 관찰 하였다. 또한 “이중 정신병 shared paranoid disorder”는 편집성 정신병을 갖고 있는 사람의 가까운 사람, 즉 부모, 자식, 형제, 부부 등에서 같은 망상 체계가 일어나는 병이다. 이는 유전적 인자가 작용함을 시사해주나, 이것으로 모두를 설명 할 수는 없고, 환경적 요인도 중요함을 암시 해준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연구인 정신분열병의 증상의 휭 문화적 연구 및 세대별 조사의 결과는 문명이 발달한 시대나 지역에서는 망상적인 반응이 늘고, 긴장형 반응이 줄고, 망상도 초자연적 내용은 줄고, 현대적인 과학기계에 관한 망상이 증가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까지는 긴장형이 많았는데, 그 이후에는 긴장형은 급속히 줄고, 망상형이 많아지고 있다. 이 연구는 이병에 시대와 문화인자의 영향을 보여준다.

 임상에서 보면, 환자의 원래 가지고 있던 성격이 정신 분열병의 특이한 유형으로 발전하는 병전성격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예를 들면 망상성 인격이 정신분열병의 망상형으로, 분 열형 인격이 잔재 형으로 옮겨 가는 경우이다. 

 지금은 모든 가설과 연구가 추정의 수준이다. 정신분열병의 원인과 유형에 대한 정확한 결과는 향후 연구들이 제공해 줄 것을 기대한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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