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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분열병 긴장형이란

이형영 | 2013.06.07 11:47 | 조회 8686



 

정신 분열병 긴장형이란?


 30세 독신 남자 K씨는 “갑자기 3일 전부터 송장처럼, 가만히 누워서 말도 하지 않고, 먹지도 않고 눈만 감았다 떴다 한다.” 며 부모들이 병원에 데리고 왔다.  K씨는 대학시절에 군대를 다녀왔고, 졸업 후에는 고시원에 기거 하면서 취업 전문학원에 다니면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해 왔다. 수차의 시험에 응시했으나 낙방하였다.

아버지는 고등학교를 나온 후 직장 생활을 얼마동안 하고는 귀향하여 자그마한 과수원과 논농사에 종사하고 있으며, 자식들 뒷바라지에 헌신하는 분이다. 자식들에 엄하고 기대치가 높았고, 어머니는 본래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이었으나 아버지에 눌려 조심하는 편이나 자녀들에게 은근히 기대와 압력을 나타내는 편이다.

환자는 수차의 시험에 실패로 부모를 뵐 자신이 없어서 명절에도 몇 년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지냈다. 부모님에게 너무 죄송했다. 얼마 전에 또 시험을 보았다. 예전보다 시험을 잘 치러, 좀 자신이 있었으나 결과는 또 낙방이었다.

 시험 발표 후 환자는 말이 없어지고 침울해졌으며, 밥도 잘 안 먹고, 힘도 없고 전신 쇄 약감이 느껴져, 큰 병에 걸린 것 같은 걱정도 생겼다. 꿈에서 “너는 중병으로 얼마 못 살 것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는 더욱 침울해지고, 몸이 약해지고 기운을 못 차려 개인 병원을 방문 했는데 신체에는 큰 이상이 없다는 말 만 들었다. 

 입원하기 3일전부터 갑자기 말이 전혀 없고, 묻는 말에 대답도 안하고, 일자로 누워 눈알만 굴리고 있었다. 아무리 먹이려 해도 반응이 없고 입을 벌리지 않았다. 환자는 수줍어하는 편이고, 소심하고, 예민하며, 혼자지내기를 좋아하고 친구도 없었고,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학교 공부도 잘하는 편이었다.

  입원 한날과 그 다음날까지 긴장성 혼수상태로 응답 않고, 누워 있으며, 핀으로 찔러도 반응이 없고, 눈알조차 돌리지 않고 감은 채로 있었다. 손발은 수동적으로 움직였고, 거북한 자세로 놓아두어도 그대로 그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약물과 유동성 식물을 모두 튜브로 공급 하였다.

 K씨는 정신 분열병(조현병) 긴장형 중 긴장성 혼수로 진단되었다. 긴장형은 이상한 흥분과 혼수상태가 동시에 일어나며, 대게 41%에서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특성을 보여 다른 정신 분열 형들과 구별이 어렵지 않다.

 그 중에 혼수상태에 있는 긴장증은 완전한 무감각이 되어 핀으로 찔러도 반응이 없을 정도로 무반응일 때도 있고, 또는 정도가 경하여 자진적인 움직임이 대단 많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입을 다물고 말을 전혀 않거나 거의 않고, 또는 별로 이유 없이 환자가 치료자에게 협력하지 않는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요구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때로는 말 한대로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와 반대 되는 동작을 한다. 더 심하면 입을 다물고 말도 않고, 먹지도 않는 거절증을 보이고, 판에 박힌 듯 한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상동증, 간단한 명령을 인조인간처럼 그대로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동적 복종을 하는데 그 중 하나는 질문에 앵무새처럼 그것을 되풀이 하는 반향 언어와 또 하나는 동작 면에서의 반향동작을 보이고  요사이는 잘 볼 수 없는 증상인 환자에게 불편한 자세를 만들어 주면 그 자세를 그대로 유지해서 불을 켜는 초를 꺾어 놓으면 그 모습을 유지 하는 것 같은 납굴증의 증상을 보인다.  의자 끝에 부자연스럽고 괴이한 자세로 오랜 시간을 가만히 앉아 있거나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며칠씩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한 예이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아무런 유발 없이 잠시 동안 파괴적인 폭력이 터져 나올 수가 있는데  이것이 곧 혼수상태와 흥분 상태가의 공존이며 긴장증의 특징이다.

 하나의 흥미로운 현상은 긴장형 환자가 아무리 깊은 혼미 상태에 있는 환자라도 혹은 주위의 자극에 대하여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라도 그런 때에 환자의 지각은 아주 예민하게 남아 있다. 무감각이고 의식을 잃었던 환자처럼 보였던 그 환자가 몇 달 후, 자기 앞에서 주고받던 이야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혼미상태에서 깨어난 환자들의 말을 들어 보면  그런 때에 시킨 대로 하고 싶었지만 어떠한 이상한 힘이 그것을 막는 것이 느껴져서 할 수 없었다고 한다. 가령 그 사람에게 손을 펴 보라 하면 손이 떨리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마치 신근(伸筋)과 길항근(拮抗筋)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양가감정이 운동 면으로 표현 된 것이라고 추정케 한다.

 사람의 행동은 일반적으로 태도, 외모, 몸가짐, 처신을 가르킨다. 얼굴 표정이나 일반적 자세가 환자의 전체적인 상황, 특히 감정 상태를 잘 나타낸다. 많은 경우에 정신병을 가장 빠르고 가장 현저하게 평가 할 수 있는 것은 행동의 변화 이다. 

고양이에게 쫒기는 쥐가 막다름에 처하면, 마치 죽어 있는 자세를 취하는 경우를 본다. 사람들도 심한 심적 어려움에 처하면 누워서 꼼짝 않고 있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일종의 보호와 회복의 기능을 한다.

 정신분열병의 긴장형 혼수도 진정한 의식의 장애는 아니지만, 강한 억압과 억제의 표현으로 마음 내면의 심리적위기에 대한 그 사람 나름대로의 대처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그 방법이 병적인 것은 분명하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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