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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하고 아름다운 추석의 풍속과 전통

이형영 | 2010.09.10 17:57 | 조회 5551



고귀하고 아름다운 추석의 풍속과 전통

 

추석은 ‘설’,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의 3대 명절의 하나로 여겨 왔다.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한가위’라고도 부른다. ‘한’이라는 말은 ‘크다’라는 뜻이 있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을 가진 옛 말이다. 그래서 한가위는 8월의 한 가운데 있는 큰 날 이라는 뜻을 갖는다.

‘가위’라는 말은 신라 때 실을 짜는 길쌈놀이 ‘가배’에서 유래한 것인데, 길쌈의 시작은 신라 유리왕 9년(기원32년)이다. 한가위 한 달 전에 수도 경주의 6개 행정구역의 배 짜는 여인들을 2편으로 나누어 배를 짜도록 경쟁을 시켜서 한 달 뒤, 한 가윗날 그동안 배를 짠 양을 견주어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잔치와 춤으로 갚는데서 ‘가배’라는 말이 유래하였고, 후에 ‘가위’라는 말로 변하였다고 한다. 가위의 유래를 보면, 처음부터 한가위는 경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승자와 패자 모두가 잔치와 춤으로 축하하고 위로와 격려하는 축제이었다.

우리나라의 계절 상 추석이 되면, 견디기 힘든 한 여름의 강력한 햇빛도, 푹푹 찌는 폭염과 열대야도 수그러지면서 아름다움과 풍성함이 넘치는 가을로 접어든다. 추석 즈음에는 하늘은 맑고 높으며, 들판은 오곡이 무르익어, 넉넉함이 가득한 황금 들판으로 변한다. 보기만하여도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풍경이다.

우리의 한가위의 풍속과 전통에는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이 가득 담겨있다. 첫째는 감사로 채워진다. 추석에는 달에 감사하여, 달을 위하여 쌀로 만든 달떡을 해서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풍습은 반월형인 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이를 택한 것은, 반달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반달은 점점 커져, 꽉 차는 온 달이 된다. 여기에는 부족함에 좌절하지 않고, 심리적 고착과 퇴행 없이 만월 같은 완전으로 점점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원하고, 노력하려는 의지와 소망을 담고 있는듯하다.

우리의 선조들은 낮을 환히 밝혀주는 해에 대하여 고마움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달도 도깨비나 귀신이 활동하지 못하게 막아주는 고마운 존재로 보고 있었다고 한다. 그것들은 인간의 내면에 사람을 괴롭히는 ‘악한 것’, ‘해로운 것’의 대표로 생각된 것이다. 그래서 추석을 맞아 괴로움을 막아주고 몰아준 달로 상징되는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추석에 농경사회의 최대의 소원인 풍년을 준 조물주와 선조들에게 감사 하였다. 감사는 인간의 마음과 몸을 건강하게 한다. 현대는 핵가족화와 생산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허약해진 어른들에 대한 효도의 마음이 많이 없어졌고, 또한 지난날의 은혜를 흔히 잊고 살아간다. 추석을 맞아서, 어른에 대한 공경심의 회복과 선조들로 부터 전통과 지혜를 배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두 번째, 사람들은 봄에 씨를 뿌리고, 무더운 여름 내내 땀 흘려, 풍작을 이룬 기쁨을 가족들과 이웃들과 함께 나눈다. 이를 위해, 송편, 토란 탕, 닭찜, 햇밤, 버섯요리, 송이산적을 장만하여 배불리게 먹고, 덕담을 나누며, 노는 것이다. 또한 추석놀이로 협동과 강력함, 그리고 장수의 소망을 나타내는 놀이를 주로 하며 지낸다. 가장 전형적인 것인 강강술래를 위시하여, 줄 다르기, 씨름, 기마싸움, 소먹이 놀이, 거북놀이를 하며 놀았다. 놀이는 인간 관계형성의 가장 기본적인 매개체이다. 놀이는 흥미를 갖게 하고, 억압된 감정을 표현 하게 한다. 또한 긍정적 생활 태도를 강화 시켜준다. 추석은 만월과 풍작을 즐기는 축제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수고에 대한 보상과 휴식의 의미도 갖고 있어,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게 할 것이다.

세 번째, 추석에는 온 가족이 모여 서로 화목하고, 자기들의 뿌리를 찾는다. 이는 건강한 심리적 퇴행의 즐거움을 준다. 많은 현대인들은 경쟁과 긴장 속에서 살고 있다. 추석은 현대인들에게 잠시 동안이나마, 힘든 삶을 벗어나 고향이 주는 어린 시절의 심리적 만족과 평안을 줄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추석은 감사, 협동, 놀이, 인간관계의 형성과 효도가 담겨 있으며,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아름다운 명절이다.

문화생활에서 전승은 기본적인 유산이다. 그리고 풍속, 전통과 습관 같은 것도 오랜 시간 동안 민족생활 속에 전승된 유산이어서 결코 경시 할 수 없는 문화제인 것이다.

각 민족에는 그들 각자의 전승과 습관이 있어 하나의 불문율처럼 그들의 생활을 규제한다. 그 전승에는 시대적인 것과 본질적인 것이 있다. 본질적인 것은 오는 세대에 따라 재설명 되고 재 이해 되어야한다. 그것이 없으면 역사적인 문화 민족의 기반을 상실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기간의 과거를 통하여 내려온 조상전래의 미풍양속이 있다. 그런 것은 경솔하니 폐기되어서도 경시되어도 안 된다. 추석은 명절에 흩어져 살던 자녀들이 고향과 옛 집을 찾아 가족이 재연합하는 습관 이라던 지, 명절에 집안 어른을 뵐 뿐 아니라, 돌아가신 선조들의 묘소를 찾아 벌초하고, 조상의 덕을 감사하며, 추모하는 행위 등은 인정어린 미풍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이 안정된 농경시대의 가족주의제도에서 유래한 것이라 할지라도 추석에 고향을 찾고, 가족이 재연합한다는 것은 본질적 의미로 고귀한 것이며, 붐비는 교통난을 극복하면서 지켜갈 전승의 아름다움이라 볼 수 있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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