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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사랑 부족이 정신분열병을 만들 수 있다

이형영 | 2011.04.08 18:08 | 조회 7853



부모의 사랑 부족이 정신분열병을 만들 수 있다.

 

사람의 성장과정에 영향을 주는 환경들은 물질적인 또는 신체적인 환경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가족과의 관계, 그 가족보다 더 큰 단위인 동네와 마을 같은 사회조직, 더 크게는 동족이 갖는 가치관, 그리고 사회 경제적 요소들이 중요한 환경을 이룬다.

사람들은 말과 행동의 틀을 가족 안에서 배우며, 가족들은 그 문화와 가치관을 같이하고, 나아가 사회를 이루게 되므로, 사회- 문화적 요소들이 정신질환의 양상을 결정하고, 그 증상이나 빈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는 어떤 정신분열병의 생물학적 취약성이 있다하더라도, 이것이 그대로 증상으로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이 유아기, 소년기, 사춘기와 성년기를 통하여 장시간을 성장하면서 부모나 기타 주변의 여러 사람과 지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서와 인식능력의 성숙과 고유한 인격형성에 환경이 영향을 주게 되고 이것들이 전반적으로 증상의 양상에 관여한다. 즉, 정신분열병의 증상에는 생물학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대인관계, 사회와 교육 등의 인자들이 포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신의학의 한 분야인, 정신 분석학적 경향이 지배적인 학파들의 견해는 모든 정신장애는 어린 시절에 부모나 부모의 대리자인 어른들과 관계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초자아의 억제와 본능의 욕망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의 결과로 감정의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본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사랑이 없으면 정상적인 감정 발육을 할 수 없다. 감정적 안정은 인간의 정서 발육에 필요 불가결 한 것이다.

나이 어린 정신분열병 입원환자가 있었다. 입원한 병원에는 면회 날짜가 정하여 있었다. 다음은 방문 일에 면회 온 어머니와의 만남에 대한 기록이다. 아이는 오랜만에 방문한 엄마에게 반갑게 다가가 엄마를 포옹하려하자, 엄마는 경직된 자세를 보였다. 그래서 아이는 뒷걸음 질 하였다. 그때, 어머니는 “ 너는 어머니를 만났는데 반갑지 않느냐?”며 아이를 꾸중하였다. 이 환자의 어머니는 무정하였고, 아이 환자에 대하여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또 다른 예를 보면, 어떤 아이가 동네 아이들과 놀다가 싸움이 벌어졌다. 그 아이는 동네 아이를 때려 눕히고 집에 돌아왔다. 그 어머니는 아이를 야단 치고, 다시는 그러면 안 된다고 꾸중하였다. 그런데 어머니의 어조는 은근히 그런 행위를 권장하였고, 속으로는 맞지 않고 때리고 들어온 아이에게 칭찬을 하고 있었다. 그 후, 어느 날 아이가 밖에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 법석을 피우고 있었다. 그것을 본 어머니는 “집에 있지 말고 밖에 나가 친구들과 싸움이나 하라”고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아이의 어머니는 어린아이에게 첫 번째 명령과 상반 되는 제 2의 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어머니의 말이 지속되면, 아이들의 정신 분열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이 태도들은 Bateson의 이중구속(double bind )에 해당되는 정신 분열병 환자 가족의 혼란된 의사소통 양식의 모습이다. 그 외도, 정신 분열병에서 부모가 관여하는 가족관계에서 비롯된 환경적 요소가 큰 원인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정신분열병 환자들을 정신 치료하던 정신과 의사들은 자연히 환자의 어렸을 때의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Harlow는 원숭이실험에서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를 어미로부터 격리 시킨 후, 젖꼭지는 있지만 철사로 골격만 갖추어놓은 것과 젖꼭지는 없지만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모형 어미 원숭이 품에서 길러보았다. 그 결과, 가짜 어미 원숭이한테 자란 원숭이들은 어미가 되어도 한 결 같이 새끼를 배척하고 때리기만 하는 무능하고 잔인한 어미가 되는 것을 보았다. 이 실험은 어렸을 때의 잘못된 양육이 사회적 관계와 학습의 기초가 되는 최초의 사회적 유대의 형성에 큰 상처가 되는 것을 보여준다.

1950년경 까지 미국 정신의학계에 “정신분열병의 병인 적 어머니(schizophno

genicmother)”라는 용어가 널리 받아 진 일이 있었다. 이런 어머니는 아이에 대해 포기(抛棄) 적이고, 유기(遺棄)적이며, 모자관계는 왜곡되고, 병인적인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버리고 돌아보지 않는 심한포기는 정신 분열병이외 다른 정신적 문제도 일으킨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이론은 공인 성을 잃었다. 그러나 이는 주요한 가족관계의 연구에 관심을 갖게 하였다.

1945년도 2차 대전이 끝나고, 전쟁 중에 부모를 잃고, 돌볼 사람이 없어 고아원이나 수용소에 입소한 고아들이 많았다. 심리학자 Spitz(1946)는 이런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이 아이들은 집에서 기른 아이에 비해 충분한 영양분과 시설을 제공받았어도, 병에 잘 걸리고, 빨리 죽고 키가 작고, 가벼우며, 정서적으로 불안 하며, 저능아가 많음을 관찰하였다. 이를 의존성 우울증(Anaclitic depression)이라고 하였다. Spitz는 그 원인을 어머니의 사랑의 부족으로 보았다. 실제로 좋은 보모에게 돌봄을 받게 하였더니 이런 장애는 없어졌다. 아이들에게 애정 없는 양육은 병을 들게 한다. 특히 아주 어린 시절의 부모와 자식 관계에서 병적 관계는 중대한 결과를 낳는다. 정신분열병의 발병에도 어린 시절의 애정 없는 부모 특히 어머니의 양육이 작용하고 있을 것은 쉽게 추정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부모들은 어떤가? 건강한 부모인가, 아니면 자녀들을 병들게 하는가? 건강 어른이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 많은 어른들에서 정신장애를 만드는 병적 부모의 양상이 보이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편리주의가 부모의 역할을 잘못된 것으로 몰고 있다. 부모 특히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태도는 질식시킬 듯한 “지나친 교육열”부터 무관심과 포기 등 다양하다. 교육을 받은 보통 어머니들 중에는 어머니 역할에 대해 자신을 못 갖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어머니의 불안이 아이에게 바로 어떤 형태로든 나쁜 영향을 준다.

어린아이를 모텔에다 버리고 도망 친 부모, 간난 아이들 남의 집 대문이나, 고아원 에 버린 이야기를 쉽게 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해외에 입양되고 있다. 근래에 우리 사회는 이혼도 많고, 붕괴된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부모의 손을 떠나 늙은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에 맡겨진 조손(祖孫)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은 부모와 어른들로부터 버림받고, 포기된 아이들이다. 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으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해 주어야한다. 이것이 조금이나마 정신병을 막는 방법일 것이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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