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2
  • 3
  • 4
  • 5

이기심은 미숙한 심성이다

이형영 | 2011.07.08 18:10 | 조회 6752



이기심은 미숙한 심성이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지역의 이기심, 집단의 이기심, 정파의 이기심, 이념의 이기심과 개인의 이기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치 이기심이 봇물처럼 터져, 사회의 질서와 안정의 둑을 무너트리려하고 있다. 여기에 치열한 경쟁심까지 겹쳐, 국가와 사회의 공동체의식을 마비시켜 합의를 이루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사전에서는 “이기심”을 “개인주의적 성향이 매우 지나쳐,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는 수준까지 도달할 정도로 심각한 성격적 결함”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을 이기주의자라하며,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의견 중에 자신의 의견과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무조건 무시한다든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기 때문에 이기주의자들이 당연한 논리를 펼지라도, 고집이 센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들은 좋고 싫은 것을 극단적으로 나눈다. 좋은 것은 매우 좋아 하지만, 자신에게 싫은 것은 아무리 세상이 이롭다 해도 이를 갈며 증오한다. 이기심은 그 증세가 심할 경우는 범죄와 연결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마음으로는 “타인을 위하는 사랑의 생활을 실천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실제 생활에서는 이와 다르게, 자기부터 사랑하고 있다. 특히 위험한 경우에는 ”나부터 살고 보자“식으로 살아간다. 현대는 사회의 특성인 ”자기이익“이라는 것이 모든 인간관계를 좌우한다.

인간은 사회나 국가 안에서 고립하여 살수 없다. 서로 어울러서 주고받고 하면서 살아가야한다. 사람들이 “나만 살겠다” 는 전술만을 사용한다면, 모두가 못 먹는 아귀다툼의 틈바구니에서 수라장밖에 기대할 것이 없게 될 것이다. 利己 一邊倒의 결과는 자기애가 아니라 자기 멸망을 초래할 것이다.

노인과 샘물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막에 조그만 오두막을 짓고 사는 노인이 있었다. 그곳에 우거진 야자수 나무들과 맑은 샘물이 있어서 지나가던 나그네들의 좋은 쉼터가 되었다. 노인은 야자수 밑에서 목마른 나그네들에게 시원한 샘물을 떠주는 것으로 보람을 느꼈다. 그런데 언제 가부터 나그네들이 물을 마시고 몇 푼의 동전을 주었다. 처음에는 극구 사양했지만 동전이 쌓여가면서 욕심이 생겨 동전을 안주는 사람에게 동전을 요구하게 되었다. 노인은 더 많은 물이 나오게 하여, 나그네들에게 더 많은 물을 주고,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해, 쉼터를 최신시설로 바꾸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샘물이 점점 말라 갔다. 주변의 야자수가 샘물을 빨아들인다고 생각하여, 야자수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 얼마 후에 야자수 그늘도 없어지고, 샘물도 말라 버렸다. 노인은 뜨거운 햇빛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다. 노인의 지나친 욕심과 이기심이 오아시스와 자신도 죽였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목이 마른 호랑이와 사자가 동시에 같은 샘에 도착했다. 둘은 누가 먼저 물을 마시느냐를 놓고 입씨름을 벌렸다. 호랑이와 사자는 먼저 상대에게 물 마실 기회를 내주느니, 차라리 죽겠다고 마음먹었다. 고집스럽게 맞서던 두 동물은 점점 분노가 치밀었다. 그때 적의에 불타 던 두 동물사이에 뭔가 불쑥 끼어들었다. 호랑이와 사자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독수리 한 마리가 하늘을 맴돌며, 두 맹수 중 쓰러진 동물을 먹어 치우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와 사자는 조용히 몸을 돌려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독수리에 먹힌다는 생각이 둘의 다툼은 끝나게 하였다. 지나친 이기심이 모두를 파멸할 뻔하였다.

우리민족은 원래는 마을단위의 두래 공동체적 특성이나 각종의 계 조직 등, 전통사회에 훌륭한 연대의식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근대의 각박한 역사에서 발생한 빈부의 격차, 이데올로기적 갈등, 지역감정 등 갖가지 요인들로 곳곳에 깊은 골들이 만들어 졌다. 이것들이 언제부터인지 “한 식구 의식” “공동체 의식 ” 보다 “ 적대의식” “ 대결의식”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어느 사회든 갈등과 분열이 없을 수 없지만, 우리 사회만큼 분열의 골이 깊고 불신의 벽이 높은 사회도 없는듯하다. 그래서 통합과 단결을 이루기가 힘들어 졌다. 이를 극복하여, 건전한 사회의식이 자리 잡으면, 민족적 연대감 과 공동체적 연대의식 그리고 새로운 책임의식이 강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의식의 바탕인 양보와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풍조의 진작도 필요하다. 또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며, 소영웅주의를 부추기는 태도도 지양해야한다. 팀워크가 절대 요구되는 운동에서 득점한 선수만 치켜세우지 말고, 출전한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려야한다. 이러한 원칙은 정치나 사회 모든 조직에서 마찬 가지여야 한다.

이기주의는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 자기만 사랑하는 자기애 (narcissism)의 일종이다. 자기애는 인간의 어린 시절 아주 미숙한 시절의 심성이다. 유아기의 어린아이들은 의존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매사에 요구가 많고, 받을 줄은 알고 줄줄은 모른 는 심한 이기적인 수준의 인간이다. 만약 어른이 되어서도 유아기의 자기애 적 성품을 갖고 있다면, 성장하지 못한 심리적 불구일 것이다.

만약, 유아기에 지나친 만족 혹은 지나친 좌절을 경험하면, 유아기적 성격 특성을 가진 사람이 된다고 한다. 또한 성격발달이 잘되어, 건강한 성인이 되었다가도 심한 좌절과 마음의 고통을 경험하면, 자기를 보호하려고 어린 시절로 심리적으로 후퇴하여, 다시 유아기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어떤 정신 분석가는 정신 분열병을 “자기애 적 신경증”으로 불렀다. 이 병은 심리적으로 이웃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아,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남들과 마음의 벽을 쌓고, 나만 생각하고 사는 이기적인 상태가 된 것이다.

왜 우리사회가 이기주의로 고통을 받고 있을까? 왜 심리적으로 미숙한 모습을 많이 보이는가? 우리사회가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못하였나? 혹은 좌절과 고통의 상처를 너무 받았나? 많은 사람들은 외부적 요소에서 원인을 찾으려한다. 다시 말하면, 누구 “탓”으로 돌리려 한다. 그것은 진정한 해답이 아니다. 우리는 어려움을 이겨 내는 건강한 자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twitter facebook me2day 요즘
123개(5/7페이지)
의학이야기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3 “나를 죽이겠다는 소리가 들려요” 말하는 환자 사진 이형영 6547 2012.06.08 16:41
42 “東問 西答(동문서답)”하며, “횡설수설”하는 정신분열병 환자 사진 이형영 10181 2012.05.19 09:44
41 정신분혈병 환자의 망상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12204 2012.04.04 16:15
40 겨울철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175 2012.02.09 18:16
39 반복강박증을 치료하는 새해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646 2012.01.03 18:15
38 망년회 보다는 송년회를 갖자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107 2011.12.06 18:15
37 단풍과 낙엽, 그리고 사람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5737 2011.11.01 18:14
36 어른이 없어져 간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5889 2011.09.10 18:13
35 여름철의 하의 실종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5606 2011.08.08 18:12
>> 이기심은 미숙한 심성이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753 2011.07.08 18:10
33 정신분열병의 시초는 어떤가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346 2011.06.09 18:09
32 가정환경의 심한 병리가 정신분열병을 만들 수 있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7436 2011.05.09 18:09
31 부모의 사랑 부족이 정신분열병을 만들 수 있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8087 2011.04.08 18:08
30 정신분열병의 발생에 신경전달물질이 중요한가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10178 2011.03.10 18:07
29 정신분열병은 유전병인가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557 2011.02.11 18:07
28 정신분열병은 어떤 병인가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360 2011.01.10 18:06
27 2010년을 치료자의 마음으로 보내자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5530 2010.12.10 18:05
26 무병장수 하고 싶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5863 2010.10.13 18:05
25 치매를 자가진단 할 수 있다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6200 2010.10.12 18:01
24 고귀하고 아름다운 추석의 풍속과 전통 사진 첨부파일 이형영 5558 2010.09.10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