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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

이형영 | 2012.02.09 18:16 | 조회 6170



겨울철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

 

김 여인은 50대 초반이다. 그는 겨울철만 다가오면 온 몸에 힘이 빠지고, 피곤하고, 사지를 움직이는 것도 힘겨워 가사 일을 하기가 힘들다. 식욕도 없어지고 소화도 안 된다. 수차에 정밀 신체검사를 해보았으나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김 여인은 계절을 타는 감정 장애환자이다.

건강한 사람들 중에도, 날씨가 추워지면 감상적 무드에 휩싸이는 사람이 있다. 만약 계절을 타는 정도가 심하여, 만사가 귀찮고, 하루 종일 졸리기만 한다면“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춥고 건조한 날이 지속 되면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며, 활동량이 크게 준다. 그러면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신체 균형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된다. 피로가 축적되면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고, 모든 일에 의욕이 떨어지든지, 감기, 비염, 피부병, 천식 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마음의 감기라 부르는 우울증이나 우울기분이 지속 되는 증상은 가을부터 늘어나 겨울까지 많아지다가 봄이나 초여름이 되면 증상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를“계절성 우울증”, 또는“가을철 우울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얼마 전 한파가 한반도를 덮쳤다. 50년 만의 오는 큰 한파라고들 말했다. 이렇게 한파와 폭설이 심하면 사람들이 야외 활동을 안 하고 실내에서 웅크리고 있다 보면 우울증에 빠지기가 쉽다.

정신의학에서는 타 계절에 비해 겨울에 더 많이 우울증에 빠지는 이유를 단순히 감정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계절성 정서 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를 앓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SAD는 흔히 겨울 우울증이라고 불리며, 낮이 짧아지고,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발생하는 정신 질환이다. 이 병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로 본다. 햇볕을 적게 받고 기온이 낮아지면서 뇌에서 분비 되는 화학 물질이나 호르몬의 분포를 봄이나 여름과는 다르게 해, 우울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북미의 연구결과를 보면 SAD의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6%에 이른다고 한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추운 북쪽 지역은 더 높아 9.7%인데, 남쪽 플로리다에서는 1.4%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현상은 유럽에서도 유사한 통계로 노르웨이에서는 발병률이 높고, 따뜻하고 햇볕이 많은 지중해 지역은 발병률이 낮다고 한다.

성별로는 가을의 멋과 낭만을 즐기는 가을을 탄다는 남성들이 많아, 우울증도 남자에서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실지로 우울증은 그렇지 않다. 어떤 연구는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90%로 남자보다 월등히 많다고 한다. 이는 계절적 요소 이외에도 사회 문화적 요소와 유전적 요소가 작용함을 보여준다.

SAD도 우울한 기분이 몇 달 이상 나타나는 등, 오랜 기간 계속되는 증상을 나타낸다. 만성 피로, 집중력저하, 긴장과 초조감등이 나타난다. 그런데 식욕과 수면은 좋아서 많이 먹고 많이 자는 편이다. 이로서 체중이 증가한다. 가을에 우울한 기분과 살이 찌면 우울증을 의심 해보아야한다. SAD는 일반적인 우울증과 다르게 특정한 시기가 돌아오면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SAD는 주로 겨울이나 가을에 나타나지만, 다른 계절에도 환자에게 영향을 준다.

미국 정신의학회의 보고에 의하면 SAD는 일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북 유럽이나 북 아메리카에 거주하는 사람에서 흔히 나타나며, 약 50만 명의 미국인이 SAD을 앓고 있고. 인구의 10-20%는 경미한 SAD를 경험한다고 조사 되었다. SAD는 햇볕이 신체의 생물학적 주기를 방해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스 홉킨스대학 신경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눈에는 특별히 빛에 민감한 세포가 있어 빛의 양을 감지하고 이것이 심장 박동을 조율하거나 기분과 체온에 영향을 준다고 하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빛의 양의 변화를 통해 다수의 SAD환자가 겨울에는 증상을 보이고 봄이 되면 호전 되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SAD환자는 낮은 자존심, 불안, 집착적으로 걱정이 많으며, 어떤 것도 즐기지 못하는 전형적인 우울 증 증상을 보인다. 이외에도 무기력증과 졸음에 시달려 일반인들이 겨울에 타 계절에 비해 0.7시간 더 자는데, SAD환자들은 하루 평균 2.5 시간을 더 잔다. SAD환자들은 집을 나서면 지나치게 무기력 해지고 우울해지지만 야외 활동과 정기적인 운동이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이는 항우울증 약 만큼 도움이 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어떤 연구는 뇌의 “행복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는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과 관련이 있으며, 햇빛에 노출 시간을 늘리면 안정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SAD환자는 증상을 없애기 위해 햇빛이 많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 이다. 그렇지 못하면, 전등불을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밝기와 적절한 빛의 파장, 적합한 자외선 필터를 제공하는 전등을 사용하면 좋다. 또한 집과 사무실의 블라인드와 커튼을 걷어 햇빛이 잘 들도록 하고 시간 나는 데로 산책을 하거나 날씨가 좋다면 밖에서 걷거나, 자전거 타기, 조깅 등의 운동하는 것이 좋다. 또한 너무 배부르게 먹지 않는 등 식생활을 고치는 것도 우울 증 대체 법이다.

예방법은 여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사회의 차별, 편견, 출산 양육의 짐을 덜어 주는 것도 도움 된다. 또한 자연 환경과 햇빛과 같은 외부적 자극이 인간의 정신 건강의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 하면서 잘 보존하는 마음도 필요하겠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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