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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이코패스의 살인

이형영 | 2009.02.09 17:40 | 조회 6006



 "한 사이코 패스의 살인"

 

요즈음 우리나라는 연쇄 살인범 강호 순으로 슬픔과 놀라움에 빠져 있다. 2008년 12월 중순에 군포에서 귀가 하던 여대생 “안”모양이 실종 되었다. 이를 수사하던 중 범인 강씨가 2006년 12월부터 25일 동안에 5명을, 짧게는 닷새 만에 3명을 살해 하는 등 2년 동안에 연약한 여인 7명의 목숨을 빼앗은 범죄가 온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가히 인간이기를 거절한 살인마라 할 수 있다.

인류역사가 시작된 이래 인간들을 수많은 공격행동, 폭력 그리고 살인으로 시달려오고 있다. 최근 5천년 역사에서 대략 1만 5천 번의 크고 작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제 1차 세계대전에서 1천만 명, 제 2차 세계대전에서 3천만 명이 사망하여,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고, 살인의 역사라고 부를 수 있다. 또한 전쟁이 없는 평화 시에도 인간생활에서는 전쟁 시 못지않게 크고 작은 폭행과 살인들이 자행되고 있다.

평화를 사랑하는 대부분의 세계인들은 인간의 잔인성을 개탄하며, 새로운 평화스러운 가정, 사회, 국가 그리고 세계건설을 위해 노력 하고 있다. 포유동물에서 공격적 행동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종족의 보호, 먹이의 쟁취 그리고 생식욕구의 충족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즉, 건강한 동물들의 공격적 행동은 생존과 종족 번식을 위한 제한적 행동이다. 그러나 전쟁, 살인, 암살, 강간, 자해, 자살 같은 인간이 저지르는 폭행들은 자연 상태의 동물세계에서는 볼 수 없는 병적인 공격성의 표현으로 병든 인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여겨진다.

좀 지난 일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부모를 살해한 아들,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지존파의 계획적인 살인행위, 살인 최고 기록을 세우겠다고 반복해서 살인을 저지른 한 운전사의 연쇄 납치 살인 행위, 증인 보복 살 인등 흉악한 살인이 발생하여, 국민들을 분노와 경악케 하였다. 요즈음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달 에도 “제2의 강호순”으로 불리는 충남, 북에서 일어난 한 50대 남성의 흉악한 살인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사회의 각 분야에서 이러한 사회병리를 자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좀처럼 수그러들지를 않고, 오히려 심해지는 경향이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살인을 포함한 폭행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은 많다. 특히 다음의 경우에 살인을 포함한 폭행이 잘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뇌 성장의 결함으로 사회적, 도덕적 가치를 배울 수 없는 지능부족자, 사고로 심한 뇌손상을 받은 자, 심한음주와 마약 사용으로 대뇌 기능 장애가 생긴 사람에서 폭행이 많이 일어난다. 부모의 부재나 무관심, 혹은 증오심 때문에 어린 시절에 심한 정서적 박탈로 발생한 성격 장애자, 부모의 교육과 학교 교육이 너무 잔인하여, 그 결과 분노를 불러 일으켜 잔인한 어른처럼 되어버린 사람들, 성장하면서 부모나 주위 사람들과 인간관계에서 좌절을 자주 경험한 사람들, 그들은 성장해서 사회적 가치를 전면 부정하고 보복행위로 폭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특히 좌절이 심한 사람이 망상적 보복 행위로 대량 살인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한 개인의 지속적인 잔인성과 파괴성이 사회적 패거리를 형성하여 조직화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매스컴에서 폭력에 대한 보도가 많은 경우, 인간 밀도가 너무 높거나, 기후가 너무 덮거나, 소음이 심한 경우에도 폭행이 일어나고 우울한 사람에서 폭력이 많다.

어려서 성장하면서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좌절을 많이 경험하면, 그들은 "나는 못났다", "나는 나쁘다" 라는 자책감과 죄책감이 커지고, 누군가를 증오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이 증오심은 어른이 된 후에도 무의식의 마음에 남아 있게 된다.

성장 후에도 이런 심리적 상처의 후유증으로, 자신은 심리적, 사회적으로 좀 어설프다는 느낌을 갖고 살게 되고, 속 깊이 남아 있는 증오심, 자책감, 죄책감에 기인한 갈등을 강하게 자극할 상황에 노출되면 폭행과 살인을 저지르고, 이와 연관된 긴장과 갈등이 일시적으로 풀어지기도 한다. 한마디로, 폭행은 가해자의 심리적 상태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연쇄 살인범 강호 순에 대한 범죄 심리학자 와 정신의학자등 이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은 그는 성 도착증인 관음증과 페티시즘의 성적 살인자이며, 죄의식이 전혀 없는 전형적인 사이코 패스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정신의학에서는 반사회적 인격 장애(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겉보기에는 똑똑해 보이고 말도 합리적이지만 신의가 없고 성실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반복적으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사회 규범을 반복적으로 어긴다. 빈번히 거짓말을 하고, 충동적이고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불안정성과 공격성을 보이고, 난잡한 성생활, 일정한 직업이 없고 자기중심적이고 자기애적이다. 다른 사람을 해하고 학대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이 결여 되어있다”고 언급한다. 이런 기준은 강 씨의 행적과 부합되는 면이 많다.

살인과 폭행은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한 정신적 상처를 안겨준다. 살인을 포함한 폭행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근본적으로는 없어지지는 않을 듯하다. 폭행이 난무하며, 생명의 존엄성을 상실한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성경은 “살인하지 말라”와 “인간의 생명을 죽인 자는 반듯이 하나님의 형벌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은 자기의 형상대로 창조함을 받은 인간의 생명과 인격의 존엄성을 보전하기를 원하고 계신다. 우리의 가정과 사회가 보다 더 건강하고 성숙해져야 한다. 사이코 패스는 잘못된 가정의 환경과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산물이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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