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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상흔을 치료하자

이형영 | 2010.01.12 17:52 | 조회 5690



마음의 상흔(傷痕)을 치료하자.

 

희망찬 2010년이 밝았다. 새해의 태양이 떠올라, 모두에게 골고루 비추어주듯, 한 해의 시간도 모두에게 차별 없이 주어졌다. 우리 모두는 다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하였다. 그러나 미리 한해를 알기는 쉽지 않다.

고대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말하기를 “내 경우 내가 아는 전부는, 나는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라고 하였다. 인간이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특히 앞날에 대하여는 더욱 그렇다. 독일의 작가였던 ‘아우에르 바하’의 말처럼 “내일의 날씨도 정확하게 모르는 것이 인간 아닌가” 다가오는 한 해를 전망하기는 매우 어렵다. 새로운 출발을 하는 실낙원의 어느 모퉁이에 서있는 인간들이 막연히 목적은 정하였지만, 지나온 날처럼 안개 속을 방황하며 살아 갈 것이고, 순탄하고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편안은 없을듯하다. 그러나 새로운 해는 사람들에게 생활의 이정표를 마련하여주는 계기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올해에도 사람마다 여러 가지 소망과 계획이 있겠지만 그 중에도, 먼저 우리를 괴롭히는 내 안의 옛 사람을 버려서,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영국의 시인이며 비평가 ‘에리오트’는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은 미래의 시간 속에 나타나며, 미래의 시간은 과거의 시간 속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과거가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어느 정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 주변에는 신체적으로는 성인이 되었지만, 정신은 어린 시절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어린 시절의 어느 시점에 고착되어 퇴행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히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하다.

20대 후반 ‘A’ 라는 기혼여성은 여러가지 공포를 주소로 병원에 내원하였다. 그녀는 너무 두려워서 버스나 기차를 타지 못하고 영화관에도 가지 못하며 외식을 하려고 외출도 하지 못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려 힘썼지만 항상 미치지 못하여 두려웠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회의적이고 결혼 생활도 어려운 곤경에 처해 있으며 몇 달째 남편과 별거중이다. 그녀는 심계항진, 발한, 현기증, 숨이 차는 급성 불안증상을 나타내었다. 정신과의사의 진단은 범 불안장애와 공포장애이었다. 그녀의 인격 성장과정과 가족상황을 살펴보면, 그녀의 어머니는 어린 시절부터 잔소리가 많고, 가학적인 사람으로 그녀와 남동생이 어머니의 지시를 어기면, 잔인하게 매질과 욕을 하였다. 아버지는 온화하고 참는 성격이며 거의 사업에 몰두하느라 집안일과 자녀의 양육, 교육에 무관심하였다. ‘A’씨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조용하고 복종적인 아이로 자랐고, 소심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은 묵묵히 따르거나 그들의 비난과 무관심에 예민하였고 그들이 자기를 버리지 않을까하여 무조건 복종하는 편이었다. 그는 남을 비난하고 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불안 발작도 남편, 어머니, 가족, 친지와 이웃이 자기로부터 이별하는 것이 예상되든지, 혹은 자기를 무시하고, 거절할 때 많이 나타났다. ‘A’씨는 그 마음 안에 생생히 반복되고 있는 가학적인 어머니로 인한 심리적 외상의 경험과 이로 인한 부정적인 자아상을 보이는 심리적으로 연약하고 무력한 갓난아이의 마음과 아픔 속에서 살고 있다.

정신질환은 사회적 생물체인 인간이 현실에 적절히 적응을 못하는 인격기능장애로 나타난다. 이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부딪치는 여러 가지 문제 즉, 대인관계, 정서적 경험에서의 반응, 환자의 내적, 외적인 여러 가지 힘들과의 관계에서 생긴다.

사람의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 틀은 어린 시절의 모자 관계에서 만들어진다. 또한 과거의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도 크게 영향을 준다. 어떤 사람이 지금도 어린 시절의 경험 안에서 살고 있다면, 이는 정서적으로 미숙함과 어린 아이의 삶을 그대로 사는 것이다. 어린 아이 같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2010년에 진정한 성인이 되어 독립되고 만족스러운 건강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과거의 상처와 그곳에서 흘리는 출혈을 막아야한다.

이를 위해서, 첫째는 어린아이로 머물게 하는 과거의 정신적 외상과 상흔을 찾아야 한다. 옛 사람에 머물러 있으면, 그것에 집착 할 것이고, 미래의 성숙을 이루지 못한다.

독일 대통령이었던 ‘바이츠체커’는 대통령 시절 독일 패전 4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자는 현재에도 눈을 감게 한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과거에 얽매이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흔히 과거는 지나간다. 그래서 현재 안에 과거의 상처가 살아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인간의 현재 마음은 과거의 반복이던지, 과거의 경험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과거에 오래 갇혀 있으면, 미래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는 과거의 습관에서 벗어나야한다. 과거의 잘못된 습관을 버리지 않고, 오래 갖고 있으면 습관의 노예가 되고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게 둔해진다.

한 젊은이가 현인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바른 생활을 할 수 있습니까?" 라고 물었다. 현인은 나무를 뽑아 보라고 하였다.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나무는 쉽게 뽑혔다. 현인은 좀 더 오래되고, 깊게 심겨진 나무를 뽑아 보라고 했다. 젊은이는 “도저히 뽑을 수 없었다.” 라고 말하였다. “인간의 습관은 이런 것이다. 나쁜 습관이 오래 되면 버릴 수 없다. 바른 생활은 좋은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다”고 일러주었다.

셋째는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의존적이고, 짜증이 나고, 피곤하고, 신경질이 나고, 남을 괴롭히는 일이 많다면,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 있는 것이며, 병들어 있는 것이다. 과거의 상처 중에는 타인의 학대와 폭행 그리고 무시당함으로 열등감과 피해의식이 생겨서 지금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가치관과 자기 개념은 잘못된 성격을 만든다. 이것이 삶을 괴롭히며 애곡된 감정을 만드는 것이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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