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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물고 터지는 아동 성범죄

이형영 | 2010.07.12 17:56 | 조회 6228



꼬리 물고 터지는 아동 성범죄

 

2010년 6월7일, 성폭행 전과자인 범인 김수철은 초등학교에서 그 학교 2학년 여학생 “A”양을 칼로 위협, 학교에서 500미터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끔직한 성폭행을 자행하였다. 피해 어린이는 심한 신체손상을 받아 큰 수술을 받았다. 범인 김수철은 정신과에서 ‘반사회인격 장애’진단을 받은바가 있고, 그는 범행 후 단골 식당에서 냉면을 시켜 먹고 사우나까지 갔다오는 태연함을 보였다. 사건 후 피해자와 가족들은 공황상태와 두려움에 사로 잡혀있고, 사회의 시선이 두려워서 집을 이사하고, 전학하려는 등 2차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어느 신문에 개제된 소위 ‘김수철 사건’의 전말을 요약한 것이다.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대 낮에 초등학생이 또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전에도 안양 초등생을 살해한 ‘정성현사건’, 수원 ‘조두순사건’(나영이 사건)에 이어, 부산 여중생을 납치 살해 한 ‘김길태 사건’ 등이 일어났었다. 봇물 터지듯 어린애를 대상으로 하는 성폭행 사건이 연일 일어나서 어린아이들의 부모들과 가족들은 불안에 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인신매매, 가정파괴범, 아동 성범죄 등 성과 관련된 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래전부터 체계적이며 강력한 대책이 없으면, 앞으로 증가 할 것이 예견되었고, 지금은 그 예상이 현실시화 되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는 아동 성범죄뿐 아니라 성인 대상 성범죄도 급증하고 있다. 도처에 성 범죄자들이 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자연히 성범죄에 관한 이야기가 국민들의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

2007년 법무 연수원이 발행한 ‘성폭력 범죄와 양형분석 및 재범 방지를 위한 성폭력 범죄자 사후 처리방안’ 에 따르면, 10년 전에 연 6174건이던 성폭력 범죄가 연 1만 1105건으로 무려 79.9%나 증가 하여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동 성폭행 사건도 지난 수년 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 청소년 위원회가 지원한 연구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 신상공개 심의대상자 자료 분석 보고서’의 통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8년간 1만 3718명이 아동과 청소년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경찰청 범죄 통계에 의하면 12세 이하 성폭행 피해자는 2005년에 116명, 2006년 136명, 2007년 180명, 2008년 255명 등으로 최근 수년 새 급증했다. 심지어 6세 이하 피해자도 2005년 23명, 2006년 31명, 2007년 24명, 2008년 3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신고가 안 된 성폭행까지를 고려하면 그 건수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우리의 아이들이 성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아이들은 자기 방어력과 자기를 보호할 힘이 없다. 이러한 무력한 아동들이 곳곳에서 어른과 청소년 성범죄자들에 의해 희생을 당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땜질식 대처만 할뿐 근본적이며 체계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법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성폭력은 피해자의 몸과 마음을 유린하는 잔인한 범죄이다. 피해자 개인에게는 물론 사회에도 심각한 파장을 일으킨다. 피해 어린아이에게는 신체적 불구를 만들기도 하고, 성폭력의 피해자들은 공포, 우울, 불안, 모욕감, 복수심, 남성혐오 등의 심리적 공황을 겪고, 인간관계의 손상이나 직장상실 등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소아 성애증(pedophilia)은 성 변태(paraphilia)의 하나로 사춘기 이전의 어린이와 반복되는 성적 활동이 성적흥분을 얻는데 선호되는 장애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는 성변태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성범죄자의 가해자 특성에 관한 조사를 보면, 연령대는 20대와 30대가 가장 높고, 다음은 40대와 10대 였으며, 10년간의 추이를 보면, 점점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 가해자의 교육 수준을 보면, 고졸이 제일 많았고, 10년 동안의 증가 폭은 대졸자가 가장 높았다. 직업별로는 1/3이 미취업자 이었고 다음이 판매직, 사무직이었다.

성범죄자의 의식적인 범행 동기는 대다수가 ‘성적 욕구의 충족’으로 응답하였다. 청소년 들은 ‘호기심’으로, 성인들은 ‘술에 취해서’ 라는 경우가 많았다.

정신 심리적 관점에서 강간 등 성범죄의 유형을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쾌락적 폭력의 성 범죄이다. 레크리에이션이나 모험을 통해 얻어진 것과 같은 성질의 쾌락을 얻으려고 저지르는 범죄이다. 이는 10대 후반 혹은 20대의 집단성범죄가 이에 해당 된다. 또한 정복감과 굴욕감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이루어지는 돌발 범죄도 있다. 많은 성범죄자들은 어린 시절에 해결 되지 못한 여성에 대한 갈등이 강박적으로 자극 되는지, 자신의 뚜렷하지 못한 남성 정체감을 확인 하고 싶은 욕구로, 그리고 성행위를 성취의 형태로 생각함으로 범죄를 행하기도 한다. 즉 쾌락적 폭력으로 모험, 성취, 소유, 승자 등의 성질들로 범죄 동기가 이루어진다.

둘째는, 단순 폭력의 성범죄이다.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성 범죄는 ‘복수나 처벌 행위 이다’ 고 정당화하는 경우가 있다. 피해자는 그들이 복수하기를 원하는 여성의 희생양일수 있다. 즉 이때 피해자는 집합적 대상의 대표 일 수 있다. 강도와 강간을 함께 저지르는 범죄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범죄는 복수, 처벌, 강도의 요소가 포함 되어 있다.

셋째는, 사회적 폭력의 성 범죄이다. 역사적으로 전쟁에서 승리하거나, 정복 뒤에 필연적으로 뒤따른 강간 등이 이에 해당 된다. 전쟁의 승리자가 획득한 권력과 우월성을 여자를 통해 과시 하는 것으로 섹스는 힘의 과시의 수단이 된다. 많은 여성 해방론자들은 강간자체를 사회 통제 및 여성 지배를 위한 사회적 폭력으로 본다. 사회적 요소와 제도적 권력의 과시가 개입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 된다.

성폭력범죄자들은 인격발달의 장애든지 혹은 인격기능의 장애를 갖고 있다. 어떤 학자는 인간의 성격발달에서 후기 아동기(6-12세)시절에 권위적인 존재인 어른들의 영향으로 자기 충동조절, 즉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충동조절을 배우게 되고, 사회적 관습과 태도를 배우게 된다고 하였다. 동물행동을 관찰하면, 원숭이를 영아기에 사회적 접촉을 박탈시키면 성인이 되어도 정상적인 성행위를 보이지 못하였다. 인간에서도 정상적인 성행위는 생리적 요소보다 영아기의 환경적 사회적 상호작용에 더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우리는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 인간을 경시하고, 도덕과 윤리가 무너지고, 감정절제와 통제가 되지 않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현대에 살고 있다. 많은 병자들이 우리 이웃으로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성범죄는 범죄자의 인격장애와 사회-환경의 결함의 결과이다. 성 범죄는 폭력행위이다. 근본적인 대책은 가정과 사회가 범죄자를 키우지 말아야한다. 어린이들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부모와 어른들이 건강하고, 좋은 동일화 대상이 되어야한다. 또 하나의 대책은 일반인들의 인식개선이다. 성범죄를 피해자와 가족들의 아픔인양 방관하며, 이야기 거리로, 편견의 눈으로 보는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성범죄는 국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이고, 모두의 고통이다. 또한 국가도 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가치관의 확인에 전문인의 참여와 이에 따른 국민 계몽과 교육이 필요 하겠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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