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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을 맞이하자

이형영 | 2008.04.14 17:36 | 조회 5536

 아름다운 봄을 맞이하자

   

사월이 되었다. 완연한 봄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때 아닌 눈이 내려 강원도 일부 주민들을 힘들게 하였다. 가끔은“꽃샘, 잎샘 추위에 반늙은이 얼어 죽는다.”혹은“꽃샘, 잎샘에 집 두루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처럼 잎이 나고 꽃이 피는 봄을 시샘하는 늦은 소나기성 함박눈이 내리든지 혹은 매섭게 쌀쌀한 추운 바람이 일어나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봄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힘을 얻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봄에는 얼어붙었던 얼음이 녹고 나면, 그 가녀린 새움이 용솟음치는 활기찬 생명의 힘이 솟아, 굳은 땅덩이를 불쑥 밀어 깨뜨리고 솟아오른다. 또한 죽은 가지에서 파아란 새싹이 돋아나며 잠들었던 미물이 꿈틀거리고 꽃잎마다 나비가 넘나드는 밝고 활기가 넘치게 소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계절이다.

봄소식은 남쪽으로부터 꽃소식과 함께 전해 온다. 봄이 오는 곳에는 부드러운 햇살과 산들거리는 바람결과 은은한 꽃향기가 봄날의 정서를 뽐내고 있습니다. 우리 고장에는 봄의 넉넉함이 넘친다. 광양군 다암면 섬진강마을의 산기슭에 뒤덮고 만개된 매화의 고결한 꽃향기, 구례군 산동면의 길과 계곡을 따라 노랗게 물들인 산수유, 대원사 계곡과 화계면의 풍성하며 소담한 벚꽃의 봄소식은 우리 마음을 들뜨게 한다. 우리들의 정원에도 송이송이 탐스럽고 자애로운 자태로 눈송이처럼 목련이 활짝 피어 풍성함과 여유를 나타 낸지도 오래되었다.

봄이 왔다. 봄이라는 이름의 원래의 의미를 보면, 봄을 가리키는 한자“춘(春)”은 따스한 봄 햇살을 받아 뽕나무의 여린 새움이 힘차게 돋아 나오는 날을 뜻한다고 알려 저 온다. 그리고 영어에서 봄을 가리키는“spring" 은 원래 돌 틈 사이에서 맑은 물이 콸콸 솟아 나오는 옹달샘을 뜻하는 말이다. "spring"은 땅을 뚫고 새움이 돋아 나오고 죽은 듯이 앙상하게 메말라 보이던 가지에 파란 잎이 돋아 나오고, 꽃잎이 터져 나오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도 뒤쳐 나오다는 뜻을 갖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의“봄”의 어원은 어떤가? 어떤 이는 따뜻한 불의 온기가 다가옴을 가리킨다고 했다. 또한“보다”(見)에서 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봄볕을 받아 따스한 기운에 생기를 얻어 만물이 생동하는 활기찬 자연의 모습을 “새로 본다.”는 뜻이 새봄의 준말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春”의 어원이나“Spring"의 어원은 공히 자연이 주체가 되어 솟아오른다는 자연중심의 이름임에 비하여, 우리말 ”봄“은 사람이 주체가 된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최창열, 아름다운 민속 어원) 메마른 삼라만상에 활력이 넘치는 새 모습의 봄이 왔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봄을 잃어버리고 산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그러나, 우리들은 어느 사이에 자연과 이웃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마음이 메말라 가고 있다. 매일 무딘 감정의 옷을 두껍게 껴입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마음이 세상욕심에 마취되어 감정을 느끼지도, 표현도 못하는 정신증상의 하나인 감정표현불능증이 되어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은 감정 빈곤과 협소를 보이고 있다.

   

“근묵자묵(近墨者墨)”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꽃을 가까이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꽃향기와 그 속성에 닮아진다는 것이다. 우리말에 “꽃다운 마음씨”란 꽃과 같이 아름답고 예쁜 마음씨를 말한다. 우리 모두는 꽃다운 마음을 갖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매여서 깨어나지 못하는 겨울의 마음 때문에 새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겨울의 마음은 세상정욕으로 채워진 마음이고, 이기심과 범죄의 어두운 마음일수 있다. 또한 불신과 반목과 분쟁의 마음이며, 시련과 고통으로 위축된 마음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을 사는 동안에 이런 저런 겨울이 있다. 우리 선조들도, 우리의 역사에도 겨울이 있었다. 그러나 분명히 겨울이 지나면 찬란한 봄이 찾아왔었다.

우리는 국회의원 선거, 날로 어려워가는 경제 형편, 어린이 성범죄, 부녀자 납치와 살인 등 흉악한 범죄로 인한 사회 불안 그리고 북핵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겨울의 찬바람 속에서 살고 있다. 특히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뼈 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를 갖고 살는지 모른다. 오는 새봄과 함께 우리 마음에도, 우리 사회에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가 움츠려 닫아 놓았던 마음의 문을 열고, 움터오는 생명과 사랑의 마음으로 봄을 은혜롭게 맞기를 바란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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