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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이 늘고 있다

이형영 | 2008.11.14 17:38 | 조회 5808

“자살이 늘고 있다”

 

 며칠 전, 유명한 영화배우이며 탤런트인 “최”씨가 갑자기 자살을 하였다. 이로 인해 사회가 큰 충격을 받았고, 떠들썩하였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그는 사체관련 루머로 괴로워하였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요즈음 거의 매일 자살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자살이 마치 건조한 날에 바람과 함께 일어난 산불처럼 너무 번지고 있다. 모방 자살이 일어나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를 보이고 있는 듯하다. 이 현상은 1994-2005년 국내 유명인의 죽음이후에 월 평균 137명이 더 자살했다고 한다.

베르테르 효과란 일종의 모방 (copycat suicide)이며 동조 자살의 별명이다. 1774년에 출간된 독일 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여자 주인공 ”로데“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약혼자가 있음이 알려져서 실망과 슬픔가운데 끝내 그는 권총 자살로 죽는다는 줄거리이다. 이 작품이 유명해지면서 이 작품속의 주인공 베르테르에 공감하는 젊은 세대의 자살자가 급증하는 사태가 일어나서 한때 이 책이 판매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얼마 전에는 한 모텔에서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난 젊은 남녀 4명의 집단자살도 있었고, 부채로 가족이 집단 자살하였고, 얼굴이 못 생겼다고 자살한 학생도 있었다. 이와 같은 일반인들의 자살뿐 아니라 또한 사회 지도층의 자살도 있어 자살이 사회 전반에 널리 번지고 있는 경향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982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9.4명이 자살하였는데 2007년에는 10만 명당 24.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OECD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다음으로 헝가리 일본 벨기에와 핀란드가 뒤를 이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5분에 한명이 자살을 기도하며, 45분에 한명씩 자살로 생명을 버리고 있다. 자살 사망자는 한해에 1만 명이 된다. 우리국민 124명중 1명이 자살피해 가족이라고 한다.

자살은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고 전 세계의 공중보건의 문제이다. 또한 자살은 지역과 민족의 차이 없이 인류역사와 함께 지속되어왔다. 성경에는 가로 유다(마27:5)와 아히도벨의 자살(삼하17:23)이 기록 되어있다.

자살은 인간의 10대 사망원인의 하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를 보면 자살로 인한 사망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숫자와 비슷하다. 지구상에는 매일 1000명 정도가 자살을 하며, 년 50만 명이 자살로 인생을 끝낸다.

자살은 정신의학자나 사회학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중요한 관심거리이다. 자기 자신에 가한 상해는 일부의 동물에서도 관찰되지만, 자살은 인간에만 유일한 것이다.

자살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는 자살행위”라고 하였다. 자살 행위란 “어느 정도의 자살의도를 가지고, 또한 동기를 인지하면서 자기 자신에 가한 상해”라고 하였다.

자살을 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적 동기를 보면, 첫째로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보복하는 행위로 자살을 하고, 둘째는 현재의 심한 좌절과 불행을 벗어나 먼저 죽은 가족 친지를 찾아, 저 세상으로 가고자 하는 소망으로 자살하던지, 셋째는 오랜 좌절, 실망 그리고 절망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공상으로 자살을 하고, 마지막으로는 성취하지 못한데서 오는 죄책감을 못 이겨서, 이러한 무능한 자신을 처단하려는 심정에서 오는 자살이 있다.

자살은 절망의 표현이다. 정신의학은 자살기도자와 성공한 자살자들의 약 95%에서 그 당시에 정신과적 장애 즉 우울증(80%) 정신분열병(10%), 치매 및 섬망 증상(5%)을 갖고 있다고 보고 한다.

요즈음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살급증은 우울증 등 정신 병리적 상태의 증가와 경제 불황 등으로 경제적 문제로 생각된다. 후자는 프랑스의 사회학자 Emile Durkheim이 제시한 사회적 고립현상(아미노현상)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자살자들은 마음의 안식처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힘겨운 경쟁 사회에서 상처받고 지친 몸을 쉬어야 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쉴 곳이 없다. 오히려 현실에서 더 큰 상처를 다시 받게 된다.

우리나라의 과거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족 수도, 형제 수도 많았지만 가족 간에 희생과 사랑의 끈으로 이어졌고, 서로를 돕고 살았다. 그러나 오늘의 형편은 어떠한가? 가정 붕괴와 해체가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잘못된 계산이란 말도 있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국가 중 2위이다. 우리나라에서 종교를 가진 인구수가 많지만, 많은 사람이 가르침과 진리를 생활에 적용하지 못하여 진정한 안식처를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구조적 문제이다. 일부의 매스컴들은 자살이 급증하는 “구조적 문제”로 기초 생활보장 제도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외적 요인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이기는 건전한 인격을 갖는 것과 생명 경시풍조를 막는 것이다. 이러한 인격의 발달을 위해서는 생의 초기부터 발달 단계에 따라 부모, 가족들, 친구, 선생님과 주위 사람들의 따뜻하고 변함없는 돌봄과 지(智)ㆍ 덕(德)ㆍ체(体)를 고려한 전인적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자살을 막아야한다. 자살은 하나님에 대한 도발이며 대조(大罪)이다. 그 대처 방안으로 3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첫째는 건전한 성격을 갖게 하는 것이다. 괴로운 상황에 융통성을 갖고 극복하며 여러 가지 면에서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성격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둘째는 자살자들에 해로운 영향을 주는 사회 심리적 환경적 요인들을 조정해야한다. 우리사회는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도 많다. 자살은 전염성이 있다. 우리사회는 물질성취 지향적이고, 쾌락주의경향, 유흥 화, 조급함, 충동성, 왕따 현상에서 빨리 벗어나야한다. 셋째는 자살 가능성을 평가 진단하고 치료와 관리를 하여야한다. 자살하겠다는 사람은 주위사람에게 직접ㆍ간접으로 예고한다. 의사와 상담자를 찾든지, 또는 갑자기 식욕을 잃고 사람과 접촉을 끊고 말이 없어지든지, 유서를 쓴다. 또는 가끔 긴 여행을 가는 경우 등 특징적 행동을 보인다. 자살위험성이 확인되면 가족과 친지들에게 알리고 협조해서 막아야 한다. 자살자는 대부분 마음이 연약하다. 내심으로는 구원자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 우리사회는 생명의 존엄성을 인식하고 죽음으로 모든 괴로움을 해결하려는 인명경시의 사고방식을 고쳐야한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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